희생자 유해 추가 발견… ‘부실 수습’ 무안공항 연내 재개항 불투명

정부·유가족 ‘전면 재수색’ 논의
항공편 계획서 제와… 일정 지연
지역관광업계 “생존위기” 난색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1년이 지났지만 사고 현장과 잔해 더미에서 희생자 유해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정부가 전면 재수색에 나설 방침이다. 올 7월 무안국제공항 재개항이 불투명해지면서 지역 관광업계는 생존위기에 내몰렸다.

 

23일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2일부터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전남경찰청 과학수사대 합동으로 잔해물 재조사를 벌여 유해로 추정되는 65점을 발견했다. 이 가운데 유전자(DNA) 분석을 거쳐 9점은 희생자 7명의 유해로 확인됐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인 2025년 12월 29일 서울역에 마련된 디지털 분향소에 추모의 메시지가 적혀있다. 연합뉴스

국토부와 별개로 유가족들이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사고 당시 무너진 무안공항 담벼락 주변에서 발견한 유해 추정 7점도 DNA 분석 결과 희생자 6명의 유해로 확인됐다. 사고 당시 수습되지 못한 유해로 추정된다. DNA 분석을 거치면 희생자 유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희생자 유해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수습당국의 부실한 초기 대응을 질타하고 사고 구역 전반에 대한 정밀 수색을 요구했다. 김유진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정부가 초기 수습 과정의 한계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더 이상 유해가 방치되지 않도록 철저한 수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정부의 부실 수습에 대한 책임을 인정했다. 전성환 경청통합수석은 지난 20일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을 찾아 “정부의 전적인 책임이다.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수석은 “유가족들이 정부를 못 믿겠다고 하는 것이 이번 유해 발견으로 여실히 사실로 드러나서 뭐라고 변명할 여지도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유가족들과 재수색에 대한 공식 논의를 시작했다. 김용수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은 참사 수습 전반이 부실했다는 지적을 수용하고 참사 현장 주변을 포함해 전면 재수색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국무조정실은 참사 초기 유해 수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경위와 책임 소재에 대해서도 직접 조사할 방침이다.

 

사고 현장에 대한 전면 재수색이 이뤄질 경우 무안국제공항 재개항 일정은 다시 미뤄지게 된다. 무안국제공항은 2024년 12월 참사 이후 3개월 단위로 폐쇄 연장이 이어지며 1년 넘게 운영이 중단되고 있다.

 

그동안 지역사회와 관광업계에서는 장기간 공항 폐쇄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며 조속한 재개항을 요구해 왔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달 25일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무안공항을 빨리 재개항해야 한다”고 언급하자 정부와 전남도는 서둘러 유가족과 재개항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유해 발견으로 상황이 급변하면서 올 7월을 목표로 추진했던 재개항은 또 늦춰질 게 확실시된다. 국토부가 발표한 2026년 하계(3월29일∼10월24일) 정기 항공편 운항 계획에서 무안국제공항 노선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존위기에 몰린 광주전남지역 관광업계는 난감한 입장이다. 선석현 광주관광협회장은 “공항이 1년 넘게 닫히면서 업계는 사실상 생존 위기에 몰려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아직 수습되지 않은 유해와 유품이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어떻게 올해 안에 개항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