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값, 7.9% 폭락…"이란사태 격화에 금리인하 기대 후퇴"

美지상군 이란 투입 우려 속 국제 금시세도 23일 하루 9.5% 추락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시작된 이란과의 전쟁이 갈수록 격화하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23일 국내 금 시세가 8% 가까이 급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금시장의 국내 금 시세(99.99_1kg)는 전장보다 7.87% 내린 1g당 20만8천53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사진=뉴스1

1g당 21만7천130원으로 출발한 금 시세는 등락을 거듭하며 종일 낙폭을 키워 한때 1g당 20만8천21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는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 시작된 금·은 선물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쇼크의 충격으로 국내 금 시세가 10.00% 폭락했던 지난달 2일 이후 최대 낙폭이다.

중동발 위기 이전인 지난달 말 1g당 23만9천570원 수준이었던 국내 금 시세는 전쟁 발발 직후 25만2천530원까지 치솟았으나 전쟁이 장기화 양상을 보이자 하락세로 돌아섰다.

국제 금 시세와 선물 시세도 이와 다르지 않은 흐름을 보인다.

한국거래소 집계 자료를 보면 지난달 27일 온스당 5,193.39달러였던 국제 금 시세는 이달 3일 장 중 한때 5,380.11달러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23일 현재는 온스당 4,243.22달러로 전쟁 전보다 18.30% 내렸다.

특히 23일에는 하루 사이에만 444.82달러(9.49%)가량 폭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일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산하 금속선물거래소 코멕스(COMEX)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장보다 0.67% 내린 4,574.90달러로 장을 마쳤다.

직전 주 마지막 거래일(13일) 종가가 온스당 5,061.70달러였다는 점에 비춰보면 불과 한 주 사이 9.62%가량 선물 가격이 내린 셈이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고공행진이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물가에 직격탄으로 작용하면서 작년부터 금 시세를 강하게 밀어 올린 동인 중 하나였던 글로벌 금리인하 기조에 대한 기대감이 급격히 약해진 것이 주된 배경으로 지목된다.

심지어 지난 20일에는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여겨지던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마저 기존의 금리인하 입장을 접고 금리동결로 태도를 전환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에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서는 올해 금리인하가 사라지고, 오히려 낮게나마 올해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인상될 확률이 언급되고 있다.

옥지회 삼성선물 연구원은 "지난주 금요일 귀금속은 이란에 미국 지상군이 투입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우려 고조와 달러인덱스 및 미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에 하락했다"고 말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006800] 연구원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베팅이 늘어나는 가운데 금, 은 등의 귀금속 가격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인다"면서 "금은 주간으로 9.6% 하락해 2011년 9월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