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전세 매물… 이사 대신 재계약

서울 전월세 절반이 갱신계약
전세 매물 40일 새 18% 감소
공급 줄어 가격 상승 압력 커져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이 갈수록 얼어붙고 있다. 갭 투자(전세 낀 주택 매수) 차단 등을 위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전세대출 규제가 맞물리면서 신규 전세 물건이 줄어든 가운데 재계약 사례가 속출하고, 대단지에서도 전세 매물이 사라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3일 한 부동산에 게시된 매물 안내문. 뉴스1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3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중 갱신 비중은 48.2%로, 지난해 평균(41.2%)보다 7%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3월에는 51.8%로 신규 계약을 넘어섰다. 전셋값 상승과 실거주 의무 강화, 대출 규제 영향으로 전세 매물을 찾기가 쉽지 않자 세입자들이 이사 대신 재계약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장에서는 전세 가뭄이 현실화하고 있다. 노원구 월계동 ‘그랑빌’(3003가구)은 전세 매물이 0건, 월세는 1건에 그쳤다. 강북구 미아동 ‘SK 북한산시티’(3830가구)도 전세 2건, 월세 1건이다. 관악구 신림동 ‘신림현대아파트’(1634가구)도 전세 2건, 월세 4건에 불과하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전세 매물은 2월 11일 2만723건에서 이날 1만6911건으로 줄어 약 40일 만에 18%가량 감소했다.

전세 매물 감소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집계를 보면, 3월 3주(1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3% 올라 전주(0.12%)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1.30%로 지난해 같은 기간(0.21%)보다 6배 정도 뛰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전세 공급이 줄고 갱신 계약이 늘어나면서 시장 내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시장에서는 전세 물건이 빠르게 소진되며 공급이 마르는 국면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통화에서 “(전세 매물 감소와 관련해) 신규 입주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기존 임대 물건의 유통량을 늘릴 뾰족한 대안이 많지 않다”며 “단기간에 전세 공급을 확대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