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상명대 총장 교비 횡령’ 알고도… 교육부 감사 누락에 면죄부 줄 뻔

민원 묵인… 警도 ‘혐의없음’ 불송치
검찰 재수사 끝에 법원서 ‘벌금형’

교육부가 상명대학교 김종희 총장의 교비 횡령 의혹을 인지하고도 감사 과정에서 이를 누락해 결과적으로 수사 기관의 ‘면죄부’ 판단으로 이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사건은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에 따른 재수사 끝에 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나왔다.

 

교육부는 2021년 김 총장(당시 총동문회 명예회장)의 교비 횡령 건에 대해 감사해 달라는 민원을 접수하고도 이를 묵인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김 총장은 2018년 개인 명예훼손 손해배상 소송을 학교법인 명의로 진행하며 변호사 선임료 550만원을 교비 회계에서 지출한 혐의를 받는다.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뉴스1

서울중앙지법은 올해 1월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김 총장에게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현행 교육공무원법과 상명학원 정관에 따르면 3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연퇴직 사유다. 김 총장은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 1심 공판 절차를 앞뒀다.

 

앞서 민원인 A씨는 2021년 5월 교육부에 “상명학원이 법적 비용을 교비 회계로 사용했다면 명백한 회계부정인 만큼 통장 내역 확인을 통해 철저히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이듬해 1월 실시한 상명대 종합감사에서 해당 건을 감사 안건에 포함하지 않았다.

 

교육부 부실 감사는 경찰 수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2024년 해당 사건 관련 고발장을 접수, 지난해 4월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당시 경찰은 “교육부 종합감사 결과 소송비용을 교비 회계로 지출한 것 관련 지적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을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하면서 사건은 새 국면을 맞았다. 재수사에 나선 경찰은 결국 혐의를 확인해 사건을 송치했고, 법원은 유죄를 인정했다.

 

상명대 관계자는 “민원 내용을 놓쳤더라도 종합감사에서 지출내역을 다 확인하고도 이를 소홀히 한 건 직무유기와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한 학교에 대한 감사에 앞서 민원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감사 안건을 정리한다”면서도 “너무 많은 민원이 들어와 세세히 확인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