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4명중 44명 염색체 변이 가능성 화학물질 등 다른 요인 영향일수도 시료 확보 못해 인과성 입증 한계
북한이 여섯 차례 핵실험을 진행한 풍계리 주변 지역 출신 북한이탈주민(탈북민) 네 명 중 한 명꼴로 염색체 이상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방사선 피폭 가능성이 있지만 핵실험과 염색체 이상 간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려운 점이 한계로 꼽힌다.
23일 통일부에 따르면 한국원자력의학원 군산방사선비상진료센터가 2023년부터 3년간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 8개 시·군 출신 탈북민 174명을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44명(25%)에게서 염색체 이상 가능성이 확인됐다. 연도별로는 2023년 80명 중 17명, 2024년 35명 중 12명, 2025년 59명 중 15명이었다.
지난 2018년 5월 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작업을 했다. 풍계리 핵실험 관리 지휘소시설 폭파순간 목조 건물들이 폭파 되며 산산이 부숴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다만 염색체 이상만으로 방사선 피폭을 단정하긴 어렵다.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의료 방사선, 흡연으로 인한 유해 화학물질 등 다른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통일부는 “현재까지는 어떤 요인으로부터 해당 결과가 기인하는지 특정할 수 없다는 것이 한국원자력의학원 전문가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상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핵실험으로 나온 요오드-131, 세슘-137 등 핵종을 섭취해 염색체 변이가 생겼을 가능성은 열려 있다. 핵실험 영향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문제는 피폭 여부 가능성을 검증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인과관계를 찾기 위해서는 북한에 있는 환경시료를 확보해야 한다.
이와 관련, 검사 인원 증가, 장기 추적 연구 등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풍계리 인근 출신 탈북민이 약 800명이지만 지난해 말 기준 검사 인원은 214명(약 20%)에 그쳤다. 대표성을 확인하려면 약 260명의 표본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