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 줄이고 휴대폰 충전은 낮에만?…"협조해야" vs "구시대적"

공공부문 車5부제 강화엔 "민간도 동참해야" "민원인 어떻게 막나"

24일 정부가 발표한 '범국가적 에너지 절감 캠페인'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정부 방침을 따르겠다"는 반응과 "구시대적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함께 나왔다.

'샤워 시간 줄이기'와 '전기차·휴대전화 낮 시간대 충전', '세탁기·청소기 주말 사용' 등이 포함된 에너지 절약 국민 행동 요령에는 고개를 갸우뚱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지난 23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에 사는 직장인 홍승규(43)씨는 "보통은 밤에 자는 동안 충전된 휴대전화를 낮에 사용하지 않느냐"며 "일반 사람들의 생활을 잘 모르시는 분이 생각한 내용 같다"고 평가했다.



직장인 류모(29)씨도 "중동 사태가 국제적 위기인 건 알겠지만 (일반인으로서는) 더 줄일 구석이 있나 싶기도 하다"며 "대중교통 이용이나 조명 절약 같은 건 너무 당연해서 이미 하고 있는 일들"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에너지 안보 위기의 심각성에 공감한다며 정부의 시책에 따라 일상생활에서 절약을 실천하겠다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직장인 김모(53)씨는 "우리 세대는 젊을 때 IMF(외환위기)를 겪었기 때문에 나라가 어려우면 이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금 모으기 운동까지는 못해도 절약 정도는 문제없다"고 했다.

마포구 아현동 경로당에서 만난 주부 임모(74)씨도 "얼마나 상황이 심각하면 정부가 샤워 시간까지 줄이라고 하겠느냐"며 "남편이 (자가용을) 운전해서 마트까지 가곤 하는데 지하철을 타고 다녀와야겠다"고 했다.

공공기관의 '승용차 5부제(요일제)'를 강화하기로 한 정부 방침에 대해서도 현장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의 한 공공기관에 재직 중인 장모(32)씨는 "지금도 5부제가 적용되고 있어 큰 차이는 없겠지만 국가적 위기라면 민간도 동참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공공기관에만 의무를 부과하는 건 불합리하다"고 비판했다.

한 경찰공무원도 "현재는 5부제 위반자에게 '벌 당직'(계도성 당직)을 세우고 있는데 강화하더라도 직원들의 호응이 우선돼야 효과가 클 것"이라며 "당장 청사 방호원들이 민원인을 막는다고 해서 말을 듣겠느냐"고 했다.

택시 기사인 60대 황모씨는 "에너지 수요 절감이라는 취지만 생각하면 민간에서도 5부제를 실시하는 게 확실히 효과는 클 것"이라면서도 "택시나 버스 기사가 아니더라도 자동차가 이미 생계 수단이 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