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교도소·구치소를 검사가 관리하던 시절이 있었다. 법무부에 교정국(현 교정본부)이 생긴 이래 꽤 오랫동안 현직 검사장이 국장을 맡았기 때문이다. 1980년대 전두환정부 들어 ‘교정행정에 전문성이 떨어지는 검사 대신 교도관 출신이 교정국을 이끌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군인 출신으로 법무부 등 법조계엔 딱히 이해 관계가 없던 전두환 대통령 본인이 직접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 경우 차관급 예우를 받는 검사장이 갈 수 있는 주요 보직 가운데 하나가 사라지는 셈이니 검사들로선 반길 리 없었다.
김대중(DJ)정부 시절인 1999년 2급(고위공무원 나급) 교정공무원 이순길씨가 검사장들을 제치고 법무부 교정국장에 임명됐다. 교정국 탄생 이래 첫 교도관 출신 교정국장이었다. 이를 두고 민주화 운동을 오래한 DJ의 과거 경험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反)정부 인사로 찍혀 사형 선고까지 받고 오랜 기간 수감 생활을 한 DJ는 교도관들과 나름 친분이 있었고, 자연히 그 처우 개선에도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온갖 고난과 역경 끝에 대통령이 된 DJ가 교정공무원들의 숙원(宿願) 사항을 들어준 셈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DJ 못지않게 교도관 지위 향상에 적극적이었다. 실제로 노무현정부 전반인 2004∼2005년 법무부에서 교정국 조직을 분리해 독립 외청(外廳)인 ‘교정청’으로 승격시키는 방안이 진지하게 검토됐다. 정작 법무부는 강하게 반대했다. 당시 모 법무장관이 기자들과 식사 도중 관련 질문을 받고선 “그런 식으로 하나둘 떼어 내면 법무부엔 뭐가 남느냐”고 불쾌감을 드러냈던 기억이 생생하다. 결국 2007년 교정국을 교정본부로 확대·개편하고 교정본부장 직급도 고위공무원 가급(1급)으로 상향하는 안이 채택됐다.
법무부가 최근 교정본부 독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 설립 추진에 나섰다는 소식이 24일 전해졌다. 정부조직법 개정을 통해 교정청을 법무부 산하 외청으로 신설하는 내용이 핵심이라고 한다. 정성호 현 법무장관은 과거 의원 시절 교정청 독립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평소 이 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장관이 지향하는 바와 같이 정부 조직 개편이 성사된다면 정무직 차관급인 교정청장에 교도관이 임명될 길도 열릴 것이다. 경찰관·소방관·출입국관리관과 더불어 4대 ‘제복 공무원’으로 불리는 교도관들의 사기 진작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