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녁을 향해 활시위가 당겨지는 순간, 망설임은 없었다. 한 발, 또 한 발. 정교하게 날아간 화살이 과녁 중심을 정확히 꿰뚫자, 경기장은 숨죽였다. 그리고 이내 놀라움이 번졌다. ‘중학생 국가대표’의 탄생이었다.
‘세계 최강’ 한국 양궁이 2026년 국가대표를 최종 확정한 가운데, 10대 선수들의 거센 돌풍이 대표팀 지형을 뒤흔들었다. 세대교체가 더 이상 예고가 아닌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주는 결과다.
대한양궁협회는 23일 충북 청주 김수녕양궁장에서 열린 ‘2026 국가대표 3차 선발전’을 마무리하고 리커브·컴파운드 남녀 각 8명씩, 총 32명의 태극마크 주인공을 발표했다. 지난해 9월 1차 선발전을 시작으로 약 6개월간 이어진 5차례 선발전 끝에 살아남은 ‘정예 중의 정예’다.
이번 선발전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젊은 피’였다.
컴파운드 여자부에서는 강연서(부천 G-스포츠)가 최종 3위로 대표팀에 합류하며 한국 양궁 사상 처음으로 ‘중학생 국가대표’라는 새 역사를 썼다. 그는 클럽팀 소속으로 학업과 훈련을 병행하는 환경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경기력을 유지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강연서는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매 경기 한 발 한 발에만 집중했다”며 “중학생 최초라는 기록도 몰랐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는 태도는 ‘될성부른 대형 유망주’의 전형이라는 평가다.
남자부에서도 신예의 반란이 이어졌다. 컴파운드 남자부 1위는 고등학교 3학년 김강민(인천영선고)이 차지했다. 지난해 동계 대표팀을 통해 국제무대를 경험한 그는 빠른 성장세를 앞세워 정상에 올랐다.
특히 대표팀 최고참인 ‘컴파운드 1세대’ 최용희(현대제철)와 무려 24세의 나이 차이를 이루며, 세대교체의 상징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대한양궁협회 관계자는 “두 선수는 성인 선수들이 주를 이루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당당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며 “한국 양궁의 저변 확대와 세대교체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줬다는 평가”라고 설명했다.
대표팀 최고참과 신예가 한 무대에서 엇갈린 세대차를 보이며 만들어낸 장면은, 세대교체가 더 이상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방증이다. 경기장 과녁은 그대로지만, 그 앞에 선 선수들은 이미 달라졌다.
그리고 이제, 그 바뀐 선수들이 한국 양궁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갈 시간이다. 한 발, 또 한 발. 과녁을 향한 그들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한 발, 또 한 발. 과녁을 향한 그들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한국 양궁의 다음 시대가 이미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