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23일 평양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5기 1차회의 2일회의를 개최했다고 24일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우리 공화국을 건드리는 한국의 행위에 대해서는 추호의 고려나 사소한 주춤도 없이 무자비하게 그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공인하고 가장 명백한 언사와 행동으로 철저히 배척하고 무시하면서 다루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6.03.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제 공개된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공인하고, 우리 공화국을 건드리는 한국의 행위에 대해선 무자비하게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겁박했다. 김 위원장은 “핵보유국 지위는 절대 불퇴”라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 “적대 세력들의 온갖 반공화국 도발 책동을 짓부숴버리기 위한 대적 투쟁을 공세적으로 벌려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적대적 두 국가론’을 한층 더 완결된 형태로 재천명하며, 향후 핵 무력 사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이다.
북한은 남한과의 체제 경쟁 실패로 더는 ‘하나의 조선’ 정책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두 국가론은 정권의 생존을 위한 선택일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계기로 북·중·러 연대를 복원한 이후 북한의 태도는 더 강경해졌다. 김 위원장은 동족을 향한 핵 위협을 멈추고 대화의 장으로 복귀하길 촉구한다.
김 위원장은 ‘적대적 두 국가론’을 헌법에 명시했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서 실리를 찾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이번 연설에서 핵무기 고도화가 옳았다는 것도 장황하게 주장했다. 그는 “오늘의 현실은 적들의 감언이설을 배격하고 핵 보유를 되돌릴 수 없게 영구화한 우리 국가의 전략적 선택과 결단이 얼마나 정당한가를 엄연히 실증한다”고 역설했다. 이란·베네수엘라 사태가 김 위원장에게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정부의 한반도 평화공존 구상은 북한의 대남 적대시 기조로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대북 압박 정책으로 회귀하는 것은 대안이 아니다.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군사적 대비 태세를 확고히 하면서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일이 중요하다. 현실적으로 자강에 힘쓰면서 ‘안정과 공존’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통일부가 최근 남북 보건의료 협력 추진을 위한 사전 준비 차원에서 조달청에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남북 교류 협력의 물꼬를 트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다만, 인류 보편의 가치인 인권 문제에서는 국제 사회와 보조를 맞춰야 한다. 북한도 국제 사회의 여론에는 민감하다. 정부가 유엔 인권이사회 북한 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 불참을 검토하고 있다면 재고할 필요가 있다. 과거 북한 인권결의안 과정에서 발을 뺐을 때 북한의 변화를 끌어내기는커녕 ‘인권 선진국’을 자임하는 한국의 신뢰도만 추락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