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 이란과 대화 중이라며 닷새간 에너지 시설 공격을 보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협상에 대한 기대감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미 부통령과 국무장관도 협상에 관여한다며 협상을 통한 사태 해결에 한껏 힘을 싣는 모양새다. 그러나 동시에 미 육군 최정예 공수사단까지 동원해 중동 지역 병력 증강을 도모하면서 이르면 주말께 지상전 감행으로 급선회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도 여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마크웨인 멀린 신임 국토안보부 장관 선서식에 참석, 이란과의 협상에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등이 이란과의 협상에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호르무즈 해협까지 당도하려면 며칠이 더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을 보류한 닷새가 27일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미묘한 시점이다.
캘리포니아주에 본부를 둔 미 제11해병원정대도 파견 명령이 떨어져 몇 주 내로 출발할 예정이라고 WSJ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닷새의 기한을 전후로 상황이 급변할 수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협상 판을 깨고 전쟁을 시작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일방적으로 협상을 없던 일로 선언하고는 위험이 크지만 성과도 큰 작전을 시도한 뒤 전쟁 승리를 선언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물론 중동 지역 미군 병력 증강은 협상 과정에서 상당한 압박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당장 지상전도 감행할 수 있는 고도의 준비태세로 협상 테이블에서 이란 측을 밀어붙여 최대치를 얻어낼 수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좀 더 유리한 출구가 마련되는 셈이다.
그러나 갑자기 48시간 시한을 제시하며 발전소 초토화를 위협하다가 불쑥 외교적 해결로 방향을 확 틀어버리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진의를 둘러싼 의구심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도 경계를 풀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장기전의 부담이 있지만 섣불리 트럼프 대통령의 손짓에 호응했다가 또다시 크게 뒤통수를 맞을 수 있는 우려 탓이다.
이란은 협상 진행을 공개적으로 부인했으나 중재자를 통해 미국과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다는 것이 뉴욕타임스와 CNN 등 미 언론 보도다.
일각에서는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미국과 이란 간 직접 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의 요구 사이에 간극이 워낙 커서 회담이 열린다고 해도 돌파구 마련은 다른 문제라는 것이 대체적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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