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1억 시대” 좋아했는데… 회장님과는 21배, 유통업은 39배 ‘격차’

500대 기업 직원 평균 연봉 1억280만 원(5.2%↑) vs 최고 경영진 21억8000만 원(7.6%↑)
국내 주요 대기업의 실적 개선으로 보수 총액이 전반적으로 상승했으나 경영진과 직원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주요 대기업 직원의 평균 연봉이 사상 처음으로 1억 원 시대를 열었지만, 최고 경영진과의 보수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기준 상위 500대 기업 중 211개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직원 실질 평균 연봉은 1억280만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5.2% 증가한 수치다. 반면 최고 연봉자의 평균 보수는 21억8000만 원으로 7.6% 늘었다. 이에 따라 직원과 최고 보수권자 간의 격차는 기존 20.7배에서 21.2배로 확대됐다.

 

◆ 유통·식음료 ‘극과 극’… 금융권은 격차 줄어

 

업종별로는 유통업의 양극화가 가장 두드러졌다. 유통업 최고 연봉자의 평균 보수는 25억3646만 원으로 전년보다 20.1% 급증했지만, 직원 평균 연봉은 6447만 원 수준에 머물렀다. 두 집단의 격차는 무려 39.3배에 달한다. 식음료(34.2배), 지주사(29.3배), IT·전기전자(28.5배) 등도 보수 불균형이 심한 업종으로 꼽혔다.

 

반면 금융권은 비교적 ‘평등한’ 보수 구조를 보였다. 은행업의 경우 직원 연봉이 1억1828만 원으로 5.9% 오르는 동안, 최고 연봉자 보수는 9억8686만 원으로 1.7% 상승에 그쳤다. 이로 인해 격차는 8.7배에서 8.3배로 축소됐다. 보험(11.1배)과 여신금융(11.2배) 역시 타 업종 대비 격차가 낮았다.

 

◆ 조현상 부회장 158배 ‘최다 격차’… 연봉 킹은 김승연 회장

 

개별 기업으로 들어가면 격차는 더욱 극명해진다. HS효성 조현상 부회장은 지난해 73억5000만 원을 수령해 직원 평균 연봉(4640만 원)보다 158.4배 많은 보수를 받았다. 효성 조현준 회장 역시 직원 평균보다 118.2배 높은 101억9900만 원을 기록했다. 계열사 보수를 모두 합치면 조 회장의 연봉은 157억3500만 원에 달한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과 이마트 직원 간의 격차도 114.6배(보수 58억5000만 원)를 기록했다. 개인 보수 총액 기준으로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248억4100만 원으로 1위에 올랐으며, CJ그룹 이재현 회장(177억4300만 원)과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174억6100만 원)이 뒤를 이었다.

 

제미나이로 생성한 AI인포그래픽.

 

◆ 연봉 1위는 한국투자증권… “성과급 체계가 격차 갈라”

 

직원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금융·증권가였다. 한국투자증권이 1억8174만 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SK하이닉스(1억8076만 원), NH투자증권(1억7851만 원), KB금융(1억7398만 원) 순이었다.

 

리더스인덱스 측은 “대기업 실적 개선에 따라 직원들의 보수도 전반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렸지만, 최고경영진에게 지급되는 성과급이나 보수 증가 폭이 이를 훨씬 상회하면서 전체적인 연봉 격차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보수 격차 확대가 조직 내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경영학과 교수는 “성과에 따른 차등 보상은 필요하지만, 납득 가능한 수준의 산정 기준이 공개되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노사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