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가 미용적인 목적을 넘어 비만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5일 제약 및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영국 브리스톨 의대와 유니버시티 컬리지 런던의 공동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만치료제 위고비 등의 성분인 ‘GLP-1(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이 심장의 가느다란 미세혈관이 수축하지 안도록 방어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동물 실험을 통해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GLP-1이 심장 모세혈관 주위세포의 KATP 채널을 활성화해 허혈(신체 조직이나 장기에 혈액 공급이 부족한 상태)로 수축된 혈관을 이완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KATP 채널은 세포막에서 세포의 에너지 상태를 감지하며 과도한 인슐린 분비를 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원격 허혈 사전 처리(RPc)를 통해 분비된 GLP-1은 모세혈관 폐쇄율을 73.9%에서 30.7%로 낮추고 혈류량도 회복시켰다.
이는 GLP-1이 심근경색 후 혈류가 차단되는 치명적인 상황을 방지하는 등 심장에 직접적인 작용 기전을 갖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꽉 막힌 도심의 이면도로를 넓혀 전체 차량 흐름을 원활하게 만드는 것과 같은 원리로 해석된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달 중순 게재됐다.
업계에서는 GLP-1 치료제인 위고비가 심장마비 후 발생하는 미세혈관 장애를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약물 개발의 길을 열어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위고비는 우리나라에서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유일한 적응증을 가지고 있다.
제약·바이오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위고비가 단순 체중 감량을 넘어, 대사질환 및 심혈관 지표 개선 효과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근거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 임상 및 기전 연구가 지속적으로 쌓이고 있는 만큼 향후 비만 치료제가 만성질환 관리 영역에서 차지할 역할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