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계기… 돌봄 분야 노·정 협의체 구성

정부에 직접 교섭 요구한 돌봄 노동자
민주노총 “정부 준비 안 된 점 고려”

정부가 돌봄 노동자들과 노정 협의체를 구성해 처우 개선 등을 논의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모범 사용자’ 역할을 강조한 만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 시행에서도 선도 모델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고용노동부는 24일 돌봄 분야 노·정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한다고 밝혔다. 협의체는 돌봄 분야 노동자의 처우와 제도 개선 등 논의를 위해 꾸려졌다. 노란봉투법 시행 뒤 노동계와 정부가 마련한 공식적인 첫 협의체다.

지난 17일 서울 민주노총에서 열린 원청교섭 쟁취 1차 릴레이 기자간담회에서 최정우 민주노총 미조직전략조직실장이 돌봄노동자 원청교섭 요구안, 교섭요구 현황과 투쟁계획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돌봄 공동교섭단은 이달 10일 노란봉투법 시행과 동시에 3개 부처(보건복지부, 성평등가족부, 교육부)에 직접 교섭을 요구했다. 정부가 위탁한 기관에서 공공 돌봄서비스에 종사자로 참여하는 경우 ‘진짜 사장’이 정부라는 취지다.

 

노동부는 행정해석에서 공공 부문의 사용자성이 장관이나 대통령이 되긴 어렵다고 봤다. ‘법률이나 국회에서 심의·의결한 예산에서 정해진 근로조건 등은 공공 정책의 결과로써 본질적으로 개별 노사 간 교섭의 직접 대상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적시했다.

 

법 시행 뒤에는 입장을 다소 선회해 법적 검토를 해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보고 있다. 노동부는 사용자성이 인정될 시 교섭에 임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정부는 공공 부문에서 모범 선례를 남기기 위해 면밀한 법적 검토를 병행하며 노동계와 충분한 사전 협의를 통해 상생의 물꼬를 틔운다는 계획이다. 당장 이날 실무 협의(노동계, 관계부처 과장급)를 시작한다. 노인, 장애인, 아동 등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돌봄 분야 종사자의 처우 개선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해 대화 테이블을 마련한 것이다. 돌봄 노동자와 관련된 다양한 의제에 대해 정책적 지원방안 등을 폭넓게 논의한다.

 

노동계는 교섭 대신 노정협의체에 응한 이유로 정부의 준비 미비를 꼽는다. 사용자성이 인정될 시 각 정부 부처가 교섭에 응하게 되는데 지금은 준비된 게 없다는 설명이다. 

 

사용자성 인정이 되지 않아도 정부는 고충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연일 ‘모범적 사용자’를 강조하고 있는데 노란봉투법을 계기로 노동계와 대립이 더 격화하게 되는 셈이어서다. 이날 노정 협의체 발족은 정부의 이 같은 고민에서 비롯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계는 노정협의체에 응하는 동시에 교섭 방안도 지속해서 찾을 계획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이날 협의 안건에 노정 교섭을 어떻게 할지 방안도 같이 논의하는 것으로 이미 합의했다”며 “대안을 함께 찾아내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