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 수감 중이던 ‘텔레그램 마약왕’ 박왕열(48)이 25일 국내에 송환됐다.
박왕열을 태운 아시아나 OZ708편은 이날 오전 필리핀 클라크필드를 출발해 오전 6시 34분쯤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임시 인도 방식으로 국내 압송된 박왕열은 인천공항 입국장에 들어서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 얼굴이 그대로 드러났다.
박왕열은 남색 야구 모자를 눌러 썼으며 수염이 덥수룩한 모습이었다. 박왕열은 이날 오전 7시 16분쯤 인천공항 입국장을 빠져나왔으며 손목에 찬 수갑은 천으로 가렸지만 팔 문신은 그대로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마스크를 쓰고 고개를 푹 숙이는 범죄자들과 달리 고개를 꼿꼿이 들었다.
경찰과 법무부 직원 수십명에 둘러싸인 박왕열은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 피해자나 유족에게 할 말 없냐’, ‘필리핀 교도소에서 호화 생활을 했느냐’, ‘국내로 송환된 심경이 어떤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일절 대답하지 않았다.
한 기자에게는 손가락질을 하면서 “쟤는 남자도 아니야”라고 말했다.
인천공항 입국장을 3분 만에 빠져나온 박왕열은 호송차에 실려 경기북부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로 향했다.
유승렬 경찰청 수사기획조정관은 이날 인천공항에서 “지금까지 여러 수사를 통해 다수의 공범을 확인했고 수사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체포 당시 압수했던 휴대전화 등 증거물을 철저히 분석하고 공범자를 조사해 마약 조직의 실체를 규명하고, 신속하게 구속영장을 신청하겠다”며 “검찰에 송치한 이후에도 여죄 여부를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박왕열은 국내에서 다단계 금융 사기를 벌이다 필리핀으로 도주한 뒤 현지에서 교민 3명 살해, 탈옥, 국내 마약 유통 등을 일삼으며 ‘마약왕’으로 불렸다.
필리핀에서 카지노 사업을 하던 박왕열은 2016년 국내에서 150억원대 유사수신 범행을 벌이다 도주해온 한국인 3명에 은신처를 제공했다.
그러다 같은 해 10월 11일 필리핀 바콜로시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이들 3명을 총기로 살해했고, 피해자들로부터 받았던 카지노 투자금 7억2000만원을 빼돌렸다. 현지에서 두차례 탈옥을 벌이다 결국 살인죄 등으로 징역 60년을 선고받았지만,이후에도 ‘호화 교도소 생활’을 하며 텔레그램 등을 통해 국내에 마약을 대규모 유통하다 적발되는 등 계속해서 논란을 일으켰다. 텔레그램 활동명은 ‘전세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