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로 똑똑해진 고속도로… 휴게소 주차 스트레스 사라진다

‘스마트 고속도로’ 전환 가속

주말·연휴 때면 빈자리 찾아 뱅뱅
지능형 주차안내 시스템 도입으로
구역별 주차 가능대수 실시간 제공

화장실 혼잡도 정보도 제공 확대
톨게이트 오류 미납 문제도 해결
# 지난해 여름, 성수기에 휴가를 쓴 A씨는 인파가 몰린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어렵게 주차 공간을 확보했다. 화장실에 간 가족들을 기다리며 차 안에서 대기하던 중 ‘쿵’ 접촉 사고를 당했다. 주차 공간을 찾아 배회하던 차량이 A씨의 주차된 차를 들이받은 것이다. 가뜩이나 인파 때문에 빠져나가기 힘든 곳에서 사고 처리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며 A씨는 휴가를 망친 기분이 들었다. 경기 용인 처인휴게소에선 A씨와 유사한 곤란을 겪는 경우가 드물다.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라이다(LiDAR)가 휴게소 차량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때문이다. 레이저로 주변 공간을 스캔하며 주차장 내 차량 흐름을 조망한 뒤 구역별 주차 가능 대수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이곳에선 휴게소 폴사인(pole sign) 내 전광판 등을 통해 휴게소 진입 초기부터 주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경기 용인시 처인휴게소 폴사인에 주차 정보가 표시된 모습. 한국도로공사 제공

인공지능(AI) 기술이 고속도로에도 속속 도입되면서 ‘스마트 고속도로’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전반에 AI 기술을 적용하며 스마트 교통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 자율주행과 스마트 시티 구현의 핵심 기술인 라이다가 도입된 처인휴게소가 대표적이다.

25일 도로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처인휴게소에 ‘지능형 주차안내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고객들의 주차 소요 시간이 10초 이상 단축됐고 역방향으로 배회하는 차량도 23% 감소했다. 그만큼 휴게소 내 교통사고도 줄었다.



이 시스템은 주차장에 보조 센서를 배치하는 것을 넘어 휴게소 전체를 조망하는 라이다 센서와 AI의 공간 분석 기술을 결합한 게 핵심이다. 각 공간에 레이저를 쏜 뒤 주차장 전체를 실시간으로 입체화해 차량 이동 흐름을 파악한다. 고객 편의를 높일 뿐 아니라 교통 데이터 확보 등 스마트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주차 예약 시스템과 전기차(EV) 충전 대기 최적화, 자율주행차 자동 주차 연동 등 미래 서비스로 확대할 수 있는 것이다. 차량이 아니라 ‘도로 인프라’에 눈을 달아준 셈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주말이나 연휴면 꽉 찬 휴게소 주차장에서 빈자리를 찾기 위해 빙빙 맴돌거나 주차 구역이 아닌 곳에 차를 대느라 접촉 사고가 발생하는 등 고객들이 불편을 겪었다”며 “주차 스트레스를 없애고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도입했다”고 말했다.

휴게소 화장실 등 주요 이용 공간의 혼잡도를 분석해 제공하는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T맵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통해 하남드림휴게소 등 일부 휴게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하남휴게소 진입 시 T맵 화면에 ‘원활’, ‘여유’, ‘혼잡’ 등 남녀 화장실 각각의 상황이 표시된다. 불필요한 대기 시간을 단축하고 이용객의 분산을 유도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도로공사는 지난해 3곳을 시작으로 이 서비스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휴게소 키오스크를 통해서도 휴게소 화장실 혼잡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톨게이트 진입정보 오류로 인한 미납 문제도 AI 기술이 도입되며 해결됐다. 차량이 톨게이트에 진입할 때 영업소 정보가 하이패스 단말기에 저장되지 않는 경우 출입기록이 확인되지 않아 비용이 처리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도로공사는 톨게이트 내 영상 장비를 통해 AI 딥러닝 기반으로 차량의 번호를 식별한 뒤 전국의 출구 차로에 3분 주기로 정보를 제공한다. 출입 정보가 없는 차량도 출구를 빠져나갈 때 요금이 정상 부과된다.

도로공사가 지난해 10월 이 기술을 도입한 뒤 180만건의 진입정보 오류를 방지하면서 미납통행료 고지 등 행정비용을 약 4억원 절감했다고 한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전사적인 AI 대전환(AX)을 통해 데이터 기반의 정밀한 유지관리 체제를 구축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안전하고 편리한 고속도로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