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자 과실 무게 속 관계자 증언 당국 “시설결함·전기적 요인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규명”
지난 23일 경북 영덕 풍력발전기에서 난 화재로 현장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시설 유지·보수업체 소속 외주 근로자 3명이 사고 당일 화재를 유발할 만한 작업을 하지 않았다는 관계자 증언이 나와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번 사고 발생 후 일각에서는 사망 근로자들이 연삭기 등을 사용하는 발전기 날개(블레이드) 균열 보수작업에 투입됐던 점 등을 근거로 이번 화재가 작업 중 발생한 과실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당국은 “당시 현장에서 불꽃이 발생하는 작업이 없었다”는 관계자 진술에 따라 당국은 시설 결함 및 전기적 요인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원인 규명에 나설 방침이라고 25일 밝혔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25일 최근 사고가 발생한 경북 영덕풍력발전단지를 찾아 파손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정부 점검에서는 영덕풍력발전단지 내 풍력발전기 상당수에서 보수·보강 등 부적합 사항이 발견됐다. 또 운영사 측이 노후화한 풍력발전기 일부를 철거한 뒤 새로 짓고 있는 상황에서 사고가 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해당 단지는 지난 2월2일 발생한 발전기 타워 꺾임 사고 이후 2월5∼20일 특별점검이 실시됐다. 이 과정에서 6건의 중대 결함 및 개선사항이 발견됐다. 주요 내용은 △블레이드 미세균열 △고정볼트 파손 △피치베어링 소손 등으로 모두 구조적 안전성과 직결되는 문제였다. 특히 블레이드 균열은 파손뿐만 아니라 화재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는 핵심 결함으로 지적된다.
국민의힘 김위상 의원실의 ‘최근 5년간 풍력발전 사고 현황’에 따르면 2021년 이후 발생한 11건의 풍력 발전소 사고 중 8건(73%)이 화재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년에는 한 해 한 건도 드물었지만, 작년엔 2건이었고, 올해는 이번 영덕 사고를 포함해 벌써 3건이 발생했다. 김 의원은 “재생에너지 확대는 가야 할 길이지만, 반드시 안전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영덕 풍력발전기 화재와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염두에 두고 전방위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노동 당국도 현장 작업자 3명이 숨진 영덕군 풍력발전기 화재 사고와 관련, 원·하청 관계자를 상대로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중대재해수사과는 이날 영덕군 풍력발전단지를 운영 중인 원청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