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와 부동산 과다 보유자 등을 부동산 관련 업무에서 배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청와대와 정부 고위 공직자 중 다주택자가 다수 존재해 부동산 정책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택 외에 부동산으로서의 자산 가치가 있는 상가 등으로까지 범위를 넓혀 보면 부동산 과다 보유자는 더욱 많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26일 공개한 재산 공개 자료에 따르면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등 청와대 참모진 중 아파트 등 주택과 주택·상가 복합건물, 근린생활시설(상가), 사무실, 숙박시설 등 부동산을 다수 보유한 참모는 20명이다. 주택으로만 국한했을 때에는 청와대 참모 중 다주택자는 12명으로 집계됐다.
대통령비서실 소속 참모들 중 부동산 자산을 2채 보유한 경우는 이규연 홍보수석과 조성주 인사수석 등을 포함해 9명이었고, 3채 이상 소유한 경우는 봉욱 민정수석과 문진영 사회수석을 포함해 7명이었다. 이 대통령이 업무 배제를 지시한 부동산·주택 정책 직결 정책 라인에서는 이성훈 국토교통비서관만 다주택자인 것으로 확인된다. 이 비서관의 경우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보유하고 있는 세종시 아파트 외에 배우자가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아파트 지분 일부와 서울 강남구 대치동 다가구주택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에서는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국토교통위 여당 간사인 복기왕 의원, 송기헌·윤종군 의원 등이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경제정책을 다루는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의원 중에서도 김영환·박민규·정일영 의원 등이 다주택자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여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은 본인 주택 외에 배우자가 미국 뉴욕에 주택을 갖고 있다.
정부 부처 고위 공직자 중에도 부동산 과다보유자가 다수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국토교통부에서는 김규철 주택토지실장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아파트와 경기 화성시 오산동 상가를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앞서 김 실장은 지난달 말 건강상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의 경우 서울 서초구 소재 아파트 2채를 배우자와 공동으로 소유한 것으로 기재됐지만, 지난해 10월 한 채를 처분했다. 이 원장은 아파트 외에 본인 명의로 서울 성동구와 중구에 상가 각 1채를 보유하고 있다.
부동산 자산을 다수 보유한 고위공직자와 국회의원들이 이 대통령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부동산 정책 추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통령 방침대로 다주택자들을 부동산·주택 정책 업무에서 엄격 배제할 경우 인력난이 심화할 수 있고, 반대로 배제하지 않으면 이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관련 의지에 의구심이 제기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