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지방선거를 앞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특정 예비후보 홍보를 위해 생성된 것으로 보이는 ‘유령 계정’이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 본경선 일정이 확정되는 상황에서 여론 왜곡과 선거 공정성 훼손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대전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에서 기초단체장 예비후보 경선을 앞두고 유령 계정으로 의심되는 다수의 계정이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 계정은 10여 개로 파악되는데 지난 5일과 6일 이틀 사이 일괄 생성된 데다 활동 패턴도 유사한 특징을 보인다.
프로필 사진은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모두 여성 계정이다. 연령대는 30~50대로 다양하게 설정돼 있다.
이들 계정은 생성 직후 하루 이틀 음식 사진 등 일상 게시물을 올리다가 사나흘째부터 특정 더불어민주당 소속 기초단체장 예비후보의 선거운동 영상과 사진, 공약 등을 집중적으로 홍보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정황은 유령 계정 의혹을 더욱 짙게 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공직선거법과 공직선거관리규칙은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합성) 등 AI 기술을 활용한 선거운동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유권자를 오인하게 할 수 있는 방식의 선거운동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6·3지방선거의 경우 이달 5일부터 해당 규정이 적용되고 있다.
대전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지난 5일부터 AI를 활용한 선거운동은 일절 금지돼 있다”며 “후보자뿐 아니라 지지자와 관련자까지 폭넓게 적용되는 만큼 이를 위반할 경우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러한 행위가 페이스북의 정상적인 알고리즘 운영을 방해한 것으로 인정될 경우 형법상 업무방해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법조계에서도 공직선거법 위반 요소가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지역의 한 변호사는 세계일보에 “다수의 가상 계정을 만들어 특정 경선후보자에 대한 지지 글을 반복 게시하는 행위는 공직선거법 57조 경선운동방법 제한 위반, 정보통신망법 위반, 경우에 따라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타인 계정을 도용하는 것 역시 같은 법 위반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범계 국회의원(대전 서구을)은 전날 페이스북에 “가장 페어플레이를 해온 후보를 주목하고 있다”며 이는 지지자까지 포함한 기준이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설재균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의정감시팀장은 “본경선을 앞두고 SNS를 통한 홍보와 여론전이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시민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행위는 후보자 스스로 엄격히 자제해야 한다”며 “선관위 역시 모니터링 등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령 계정으로 추정되는 점도 문제지만 여성 이미지를 도구화한 측면 역시 심각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