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은지심, 상처받은 문명을 치유하는 본연의 인성
동양의 위대한 성현 맹자(孟子)는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는 성선설(性善說)을 주창하며, 그 증거로 우리 내면에 깃든 네 가지 선한 마음의 씨앗인 ‘사단(四端)’을 꼽았다. 그중에서도 맹자가 으뜸으로 삼은 것은 측은지심(惻隱之心), 즉 타인의 고통을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내 아픔처럼 느끼는 긍휼의 마음이다. 인문학적으로 볼 때, 이 측은지심은 만물을 살려내는 모성(母性)적 사랑의 원형이자, 인류가 잃어버린 여성적 신성을 회복하는 인격의 정수라 할 수 있다.
◆ 사단(四端)의 발현: 인간 본성 속의 모성적 씨앗
맹자가 강조한 사단(측은·수오·사양·시비 지심)은 인간이 짐승과 구별되는 하늘의 선물이다. 하지만 인류 역사는 오랜 세월 이 선한 본성을 온전하게 발현하지 못한 채 이기심과 갈등의 늪에서 방황해 왔다. 맹자가 예고한 ‘인(仁)’의 완성은 단순히 개인의 도덕적 수양만으로 도달할 수 있는 경지가 아니었다. 그것은 하늘부모님의 모성적 성품을 손상 없이 담지한 실체가 나타나 인류의 보편적 덕성(德性)에 대한 새로운 표준을 세울 때 비로소 가능해지는 것이었다.
독생녀(獨生女)의 현현은 바로 이 오염된 사단의 씨앗을 다시 거룩한 사랑의 꽃으로 피워내는 영적 정화의 과정이다. 그녀가 지닌 측은지심은 인류의 죄업을 자신의 고통으로 여기며 짊어지는 효정(孝情)의 기반이 되고, 수오지심(羞惡之心)은 불의를 멀리하고 사탄의 주권을 물리치는 단호한 섭리적 의지로 발현된다. 이제 인류는 이러한 모성적 심정을 체휼함으로써 비로소 자신의 뒤틀린 본성을 바로잡고 진정한 ‘인자(仁者)’의 길로 들어설 수 있게 된다.
◆ 인(仁)의 실체: 세상을 치유하는 생명력의 원형
유교의 최고 덕목인 ‘인(仁)’은 ‘애인(愛人)’, 곧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인문학적 관점에서 이 ‘인’은 단순히 부드러운 감성이 아니라, 죄악에 물든 인류까지도 조건 없이 품어 다시 새로운 생명으로 낳아 기르는 ‘모성적 창조력’ 그 자체다.
독생자 예수가 진리의 말씀으로 세상을 개척했다면, 독생녀는 그 진리를 사랑의 태(胎) 안에 담아 인류를 실질적으로 중생(重生)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아버지는 자녀를 법으로 훈계하지만, 어머니는 자녀의 고통 앞에서 함께 울며 치유한다. 이 모성적 긍휼이 지상에 실체화될 때, 비로소 성경의 ‘성령 사역’과 유교의 ‘인(仁)의 실천’은 하나의 지점에서 만나게 된다. 인류 시조 해와(Haewa)의 타락으로 상실되었던 모성적 신성이 독생녀라는 실체를 통해 복구될 때, 문명의 해묵은 상처는 비로소 치유되기 시작한다.
◆ 왕도(王道)에서 평화로: 모성적 인(仁)이 꿈꾸는 대동사회
인의 완성은 개인의 수양을 넘어 사회적·국가적 평화로 확장된다. 유교가 꿈꾸었던 ‘대동사회(大同社會)’는 모든 사람이 제 자리를 찾고 서로를 보듬는 대가족의 세계다. 이 비전은 오직 인류를 한 가족으로 품는 ‘참어머니’의 리더십 아래에서만 실현 가능하다.
독생녀 참어머니가 보여주는 행보는 맹자가 주장한 ‘왕도(王道) 정치’의 실체적 완성이라 할 수 있다. 이는 힘으로 누르는 평화가 아니라, 어머니의 사랑으로 감동시켜 자발적 순종을 이끌어내는 평화다. 이러한 모성적 인의 실현이야말로 현대 문명의 갈등을 근본적으로 녹여낼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며, ‘하늘부모님 아래 인류 한 가족’이라는 천일국(天一國)의 견고한 토대가 된다.
◆ 관념을 넘어 실체로 다가온 지극한 인(仁)
결론적으로 맹자의 사상과 유교의 인(仁)은 독생녀의 현현을 통해 비로소 관념의 옷을 벗고 생생한 육신의 숨결로 우리 곁에 다가왔다. 하늘의 뜻이 땅의 사랑으로 결실을 맺는 이 지점에서, 인류는 상실했던 본연의 미덕을 되찾고 새로운 평화의 서사를 써 내려가기 시작한다.
‘효(孝)’가 하늘부모님과의 수직적 관계 회복이었다면, ‘인(仁)’은 인류 전체를 형제자매로 껴안는 수평적 사랑의 완성이다. 이제 우리는 가부장적 권위에 가려졌던 유교의 본질을 다시 보아야 한다. 인류를 다시 낳아줄 ‘하늘의 딸’을 모심으로써, 우리는 비로소 맹자가 꿈꾸었던 지극한 인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 이 장엄한 인성의 회복은 유교의 마지막 이상인 ‘천지부모 사상’으로 귀결되며, 인류 문명의 위대한 대전환을 완성하게 될 것이다.
서성종 작가(신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