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한 중소아파트는 지난해 초 실거래가보다 1억8000만원 높은 가격에 팔렸다.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이 매매 과정을 조사한 결과 아파트가 팔리기 직전 거래가 빈번했던 정황이 파악됐다. 집값을 올리기 위해 지인들이 서로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면서 시세를 올린 것이다. 이들은 부동산매매를 신고한 뒤 계약을 취소해 위약금까지 서로 물어주면서 시세를 띄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후 제3자에게 비싼 가격에 매도한 피의자 3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해 10월17일부터 지난 15일까지 5개월간 부동산 범죄 특별단속을 실시한 결과 1493명을 단속하고 640명을 송치(7명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청약 허위 자격 취득 등 공급질서 교란 단속인원이 30.0%(448명)로 가장 많았다. 농지투기가 19.6%(293명), 집값 띄우기 등 불법중개 행위가 17.0%(254명)로 뒤를 이었다.
충북 청주 흥덕구에서는 신규 아파트 특별공급 분양을 위해 허위 자격을 취득한 3명이 지난 1월 송치됐다. 이들은 이전기관 종사자 특별공급을 노리고 농업 관련 가족 법인회사에 재직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다. 이에 따라 2022년 말, 2023년 중순 두 차례에 걸쳐 아파트 청약에 당첨됐고 이후 조사에서 공급질서 교란행위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말 경기 화성 지역 농지를 대량으로 매입한 투자자 219명도 적발했다.
농지는 농작물 경작을 위해 매입해야 하지만 이들은 화성시 일대 개발 호재가 있을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한 뒤 자경 의사 없이 투자수익을 위해 허위 자격증명서를 꾸며 농지를 매입했다. 이들은 일부 농지를 야적장으로 쓰거나 유료 주차장으로 쓴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 남부에서는 지역주택조합(지주택) 자금을 빼돌린 조합장 등 15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토지매입 및 소방공사 용역계약 비용 단가를 부풀리고 업무대행사 용역비 집행요청서에 직인을 날인해주는 대가로 1억원 상당을 수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번 단속이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의 후속조치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10월까지 7개월간 전국적인 2차 부동산 불법행위 특별단속을 이어갈 계획이다. 경찰은 국토교통부, 국세청,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공조방안을 논의해 부동산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경찰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전세사기 관련 1017명도 송치했다고 덧붙였다. 박성주 국수본부장은 “2차 특별단속을 통해 집값 담합 등 불법행위에 대해 더욱 수사력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공인중개사 담합 의혹에 대한 현장 조사를 지시했다. 김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서울 강남을 비롯해 주택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도권 지역 공인중개사들의 사조직을 통한 담합 행위를 지적하는 언론 보도를 공유하며 “서울 강남 지역에서 ‘담합’이 벌어지고 있다는 보도, 결코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라며 “부동산감독추진단은 즉시 현장 확인점검 및 조사에 착수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