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벨라루스 협력 강화…러시아 축 공조 흐름 ‘뚜렷’ [북*마크]

북한과 벨라루스는 26일 정상회담을 열고 우호 협력 조약을 체결했다. 러시아를 축으로 한 북한·러시아·벨라루스 간 연계 강화, ‘3각 공조’ 구도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벨라루스 국영 벨타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6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상호 우호 협력 조약에 서명했다. 벨라루스 정상의 북한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신은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 문서가 양국 간 상호 작용의 목표와 원칙을 명확하고 공개적으로 제시하고 미래 상호 유익한 과정을 위한 제도적 틀을 정의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새로운 국가 간 조약은 양국 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더욱 보장하는 법적 토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청으로 북한을 공식 방문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지난 25일 옛 소련군을 추모하는 해방탑을 찾아 헌화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양측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교육, 보건, 산업, 농업, 정보 분야 등 약 10개 안팎의 협력 합의서도 채택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벨라루스에 대한 서방의 제재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정치적 연대를 강조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서방이 벨라루스에 가하는 불법적인 압력에 반대한다”며 “벨라루스 지도부의 사회·정치적 안정과 경제 발전 조치에 지지와 이해를 표한다”고 말했다. 

 

북한과 벨라루스는 1992년 공식 수교하고 1995년 무역경제협조공동위원회를 구성했다. 2016년 9월 북한은 처음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 대사관을 개설했다고 밝힌 바 있지만, 북한 내 벨라루스 공관은 아직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그간 실질적인 교류는 많지 않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북한이 러시아와 밀착하면서 벨라루스와의 관계도 강화하는 흐름이다. 최선희 외무상은 지난해 10월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열린 유라시아 안보 협의체 회의에 참석해 “오늘날 세계 안보는 주로 미국의 행동들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루카셴코 대통령 방북에 대해 “주로 경제 분야 논의가 있었을 것”이라며 “북한·러시아·벨라루스 간 3각 공조를 강화하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벨라루스는 동쪽으로는 러시아, 서쪽으로는 폴란드, 남쪽으로는 우크라이나, 북쪽으로는 라트비아와 리투아니아에 접해 있는 나라다.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북부 진격을 위해 자국 영토를 ‘진격로’로 제공했고, 러시아가 2023년 전술핵무기를 배치할 정도로 양국 간 유대가 깊다. 제성호 한국외대 교수는 이날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러시아 관점에서는 유라시아 서쪽(벨라루스)과 동쪽(북한)에서 동맹 간 연계를 강화할 수 있고, 서방에서 고립된 벨라루스도 북한과 할 수 있는 다양한 협력 분야가 있다”고 말했다. 제 교수는 “북한은 러시아와 밀착하며 중국 의존도를 낮춰 왔다”며 “교류·협력할 수 있는 나라가 한정된 북한 입장에선 벨라루스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며 외교적 선택지를 확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