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종전 협상에 나서도록 거듭 압박하는 한편 이란 석유 통제권도 고려한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미국 지상군의 이란 투입이 임박했다는 우려도 비관론을 자극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기술 업종은 구글이 메모리 수요를 최대 6배까지 줄일 수 있는 획기적 기술의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투매에 휩쓸렸다.
26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69.38포인트(1.01%) 떨어진 45,960.11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114.74포인트(1.74%) 떨어진 6,477.16, 나스닥 종합지수는 521.74포인트(2.38%) 급락한 21,408.08에 장을 마쳤다.
트럼프는 이란에 대한 압박을 이어갔다. 이날 내각 회의에서 "이란은 합의를 구걸하고 있다"며 "우리가 적절한 합의를 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우리가 그것(합의)을 할 의지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며 이란의 석유 통제권을 장악하는 것도 "선택지에 있다"고 말했다.
이란이 미국의 종전 제안을 두고 고자세로 검토하는 모습을 보이자 트럼프는 진지하게 임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군사 공격이 뒤따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스라엘 언론은 트럼프가 대규모 지상군 투입으로 마음이 기울었다며 이란의 석유 수출 기지인 하르그 섬 장악이 목표로 보인다고 전했다.
트럼프가 이란을 거듭 압박하면서 종전 불확실성이 커졌고 이는 투매로 이어졌다. 아시아 장에서부터 하락하던 주가지수 선물은 정규장에서도 꾸준히 낙폭을 확대해나갔다.
울프리서치의 토빈 마커스 미국 정책 및 정치 부문 총괄은 "최근 시장 움직임은 이란이 거짓말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투자자들이 판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우리는 확신할 수 없고 이런 모호함은 오래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장 마감 후 트럼프가 또다시 이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 유예 시한을 4월 6일까지 밝히자 주가지수 선물은 낙폭을 크게 줄이기도 했다. 트럼프가 뉴욕 증시 개장 전과 마감 후 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발언을 내놓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한편으론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업종이 크게 무너지는 날이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4.79% 급락했다.
구글은 전날 발표한 논문에서 '터보 퀀트'라는 새로운 인공지능(AI) 압축 알고리즘을 소개했다. 터보 퀀트는 기억 데이터의 정확도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크기를 6분의 1로 압축하는 기술이다. 거대언어모델(LLM)이 같은 성능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메모리 용량을 대폭 줄인다는 게 구글의 주장이다.
이 같은 소식에 칩 제조업체들은 대거 하락했다. 올해 메모리칩 품귀 현상으로 특히 주가가 급등했던 기업 위주로 강하게 투매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