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올해 한국 근원물가 상승률 1.8%→2.4% 급등 예상… 심상찮은 중동 전쟁 파장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벌써부터 올해 물가 상승률이 2%대 후반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대 후반 물가 상승률은 최근 10년 기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장이 컸던 2022년(5.1%), 2023년(3.6%)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중요 참고지표인 근원물가 상승률이 2.4%까지 오를 것이라 전망되는 등 물가 상방 압력이 급증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26일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보고서’를 보면 올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7%로 지난해 12월(1.8%) 대비 0.9%포인트 올랐다. 한국의 상승폭은 일본(0.2%포인트), 캐나다(0.3%포인트), 프랑스(0.5%포인트), 스페인·이탈리아(0.7%포인트) 등보다 높고 호주(1.4%포인트), 미국(1.2%포인트)보다 낮은 수준이다.

 

2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OECD가 한국의 물가 상승률을 2%대 후반대로 크게 높여 잡은 건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데다 고환율로 에너지 수입 비용 상승이란 악재까지 겹쳐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OECD는 한국과 일본을 포함해 중동 에너지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에너지 순수입이 국내 에너지 소비량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원화 약세가 두드러진 점도 거론했다. 보고서는 “미국 달러화가 2월 말 이후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가치가 상승했다”면서 “이에 따라 한국과 여러 신흥국의 실질적인 환율이 하락하면서 각국 통화 기준으로 환산한 에너지 가격 상승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OECD의 이런 예측마저 중동 전쟁이 안정 국면에 접어들어 올해 중순부터 에너지·비료 가격이 안정될 것이란 희망적인 관측을 전제로 한다는 점이다. OECD는 이번 보고서의 전제로 “현재 에너지 시장의 혼란이 2026년 중순부터 안정화될 것이란 ‘기술적인 가정’(technical assumption)을 전제로 한다”고 명시했다.

 

고유가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는 석유제품을 시작으로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당장 이달 27일부터 2주간 적용되는 석유 최고가격이 휘발유는 리터당 1934원, 경유는 1923원으로 고시돼 주유소 마진을 감안하면 소비자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고유가 파장은 순차적으로 전체 물가에 전이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제유가 상승은 석유류 제품에 이어 생산원가 상승을 통해 다른 재화 및 서비스 가격에 대한 2차 파급영향을 미쳐 근원물가를 밀어 올린다. 근원물가가 오르면 사람들이 향후 물가가 오를 것이라고 예측하는 ‘기대 인플레이션’도 덩달아 커져 다시 물가가 추가로 오르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실제 OECD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서 한국의 올해 근원물가 상승률을 2.4%로 내다봤는데, 이는 지난해 12월(1.8%)보다 0.6%포인트 급등한 것이다. 이는 올해 근원물가 상승률이 1.5%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 일본과 대조된다. 

 

정부는 물가 파급 양상이 1~3차에 걸쳐 발생할 것으로 보고 총력전을 예고했다. 재경부에 따르면 중동 전쟁의 물가 파급 효과는 1차적으로 에너지 부문인 전기, 가스, 난방 등 공공요금 3종에 가장 직접적으로 나타난다. 이어 운송비, 물류비 쪽으로 2차 파급효과가 나타나는데 이는 1~2개월 정도에 걸쳐 반영된다. 3차 파급 효과는 공산품, 식비, 서비스 분야로 이는 향후 5~6개월 정도에서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민생 물가 TF 산하에 중동 전쟁 물가 대응팀을 신설하고, 특별관리품목을 현재 23개에서 약 2배 이상 늘어난 43개로 확대해 집중 관리하겠다”면서 “필요한 경우 추가로 더 넣어서 집중 관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