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젊은 층에서 암 발생률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암 예방을 성인기보다 앞선 소아·청소년기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한암예방학회와 국립암센터가 지난 26일 서울대 암연구소에서 공동개최한 ‘미래 세대를 위한 생애주기 기반 암 예방 전략’에서 생애주기를 고려해 암을 예방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공유됐다.
나혜경 대한암예방학회 회장은 “암은 단기간에 형성되는 질환이 아니라, 생애 전반에 걸쳐 축적된 위험 요인의 결과”라며 “흡연, 식습관, 신체활동 같은 생활 관이 이미 소아·청소년기부터 형성되는 만큼 암 예방 전략도 생애 초기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소아·청소년기에 형성된 생활 습관은 성인기까지 이어지는 ‘트래킹’(tracking) 특성을 보여, 이후 암 발생 위험을 좌우하는 중요한 토대가 된다.
세계질병부담(GBD)의 연구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19년까지 14∼49세 젊은 연령층의 암 발생이 약 7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생애 단계별 암 예방 전략을 제시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암 예방 정책이 성인 중심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청소년기 흡연과 소아 비만을 주요 위험 인자로 꼽는다. 김희진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일반담배 흡연율은 감소하는 반면, 전자담배와 가열담배 등 신종담배 사용은 오히려 늘고 있다”며 “특히 청소년 흡연자의 상당수가 여러 담배 제품을 동시에 사용하는 ‘중복사용’ 형태를 보인다”고 꼬집었다.
더 큰 문제는 전자담배는 덜 해롭다는 시각이다. 김 교수는 “이러한 인식은 청소년이 일반 담배까지 이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며 “청소년의 성장 저해 등은 물론이고 잠재적인 암 발생 및 조기 사망의 원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비만과 같은 신체활동 부족도 문제다. 김유리 이화여대 교수는 “젊은 층 젊은 층에서 대장암 등 일부 암이 빠르게 증가하는 배경에는 서구화된 식생활, 아침 결식, 비만, 장내 미생물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면서 “청소년기는 암 예방의 생물학적 골든타임인 만큼 이제 암 예방의 패러다임을 찾는 것에서 막는 것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염증을 낮추고 면역 기능을 활성화하는 신체활동은 암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 교수는 “소아·청소년기에는 학교 체육을 평가 중심에서 습관 형성 중심으로 재설계하고, 핀란드의 ‘움직이는 학교’(Schools on the Move)처럼 학교 일과에 신체활동을 내장시키는 환경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