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개 넘자 멈췄다”…편의점 ‘확장 시대’ 끝, 내실 경쟁이 시작됐다

출근길 아침 8시, 서울 한 대학 캠퍼스 안 편의점. 삼각김밥과 커피를 집어 들던 학생의 동선은 몇 걸음 더 짧아졌다. 가장 잘 팔리는 상품들이 눈앞 동선에 맞춰 재배치된 덕분이다. 겉으로는 똑같아 보이는 편의점이지만, 안에서는 이미 ‘다른 매장’이 되고 있었다.

 

뉴시스

편의점 업계가 처음으로 ‘성장의 한계’를 숫자로 마주했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국 편의점 수는 2024년 5만4852개에서 2025년 5만3266개로 줄었다. 매년 증가세를 이어오던 점포 수가 감소로 돌아선 건 사실상 첫 신호다.

 

이 숫자는 단순한 감소가 아니다. 그동안 ‘출점=성장’으로 이어지던 공식이 깨졌다는 의미다.

 

실제로 공격적 확장 전략을 택했던 일부 업체는 점포 수는 늘었지만 수익성이 따라오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다. ‘땅따먹기식 출점’의 시대가 끝났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 같은 변화는 올해 정기 주주총회장에서 명확히 드러났다.

 

GS리테일은 ‘스크랩 앤 빌드’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고, 유망 입지로 재배치해 점포당 매출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허서홍 이사는 “유통업 전반의 구조적 변화가 본격화됐다”고 진단했다.

 

BGF리테일 역시 방향은 같았다. ‘새로운 성장을 위한 사고의 전환’을 내걸고 △차별화 상품 △점포 경쟁력 △데이터·기술 혁신을 3대 축으로 제시했다. 민승배 대표는 “고객이 CU를 찾을 이유를 계속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세븐일레븐은 매장 내 고객 동선을 분석해 상품 배치를 자동 최적화하는 ‘AI 점포 분석 서비스’를 도입했다. 잘 팔리는 상품은 더 눈에 띄게, 공백 매대는 즉시 채우는 구조다.

 

GS25 역시 AI 기반 운영 솔루션 도입과 함께 특화 매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같은 GS25라도 오피스 상권, 주거 지역, 대학가에 따라 상품 구성과 진열이 완전히 달라지는 방식이다.

 

이 변화의 본질은 ‘표준화의 해체’다. 과거 편의점이 전국 어디서나 비슷한 매장이었다면, 이제는 상권별로 전혀 다른 매장이 되는 ‘초개인화 유통’으로 진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