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물이 더 가벼운 이유’ 韓 연구진이 밝혔다

4도에서 가장 무거운 ‘물의 비밀’
김경환 포스텍 교수팀 공동연구
임계점 첫 관측, 사이언스지 게재

“물의 특별한 성질과 액체-액체 임계점을 둘러싼 오랜 세월 동안의 학계 논쟁이 마침내 매듭지어지게 됐습니다.”

포스텍(포항공대)과 스웨덴 스톡홀름대 공동 연구진이 인류가 수백년간 풀지 못했던 물의 임계점을 세계 최초로 관측했다. 물은 서로 다른 두 액체 상태를 오갈 수 있으며 그 경계가 사라지는 지점(임계점)은 영하 60도 안팎에 존재한다는 내용이다. 겨울철 강과 호수의 표면은 얼어붙지만 아래쪽은 여전히 액체 상태인 까닭 등 물에 관한 여러 비밀을 풀 단초를 쌓은 것이다.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김경환(사진) 포스텍 교수와 앤더스 닐슨 스웨덴 스톡홀름대 교수 공동 연구팀은 액체-액체 임계점이 영하 60도 부근이라는 사실을 특정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인 ‘사이언스’ 최신호(3월27일)에 게재됐다.



과학계에 따르면 물은 인류가 가장 오래 연구해 온 대상 중 하나지만 여전히 가장 특이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물질로 꼽힌다. 대부분 액체는 얼기 직전까지 온도가 낮아질수록 무거워지지만, 물은 4도에서 가장 무거워졌다가 그보다 더 차가워지면 오히려 가벼워지는 특징을 보인다.

연구팀은 ‘X선 자유전자레이저’(PAL-XFEL)를 활용해 영하 70도에서도 얼지 않는 물을 개발했다. 태양보다 수십억배 밝은 빛을 물에 쬐어 10조분의 1초 단위로 물 분자 움직임을 측정한 것이다.

이번 성과는 액체-액체 임계점 가설을 실험으로 입증했을 뿐 아니라 물이 갖는 특별한 성질이 고밀도 물과 저밀도 물의 경쟁에서 비롯된다는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경환 교수는 “이번 발견은 생명 현상을 비롯 다양한 자연 현상에서 물이 갖는 필수적인 역할을 규명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