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의 공격 후 봉쇄한 국제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에 대해 이란이 거액의 통행료를 받겠다는 뜻을 명확히 하고 있다. 미국은 이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의회는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공식적인 ‘통행료’를 걷는 제도 도입을 강행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개전 이래로 이란은 중국, 인도 등 우호국 일부 선박만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도록 허용했다. 이때 일부 선박에서 약 200만달러(약 30억원)에 달하는 통행료를 중국 위안화로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이를 제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란 타스님뉴스는 선박당 약 200만달러의 ‘특별 안보 서비스’ 비용을 부과할 경우 이란이 연간 1000억달러 이상의 수입을 거둘 것으로 추산했다. 평소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은 하루 약 120척이다.
통행료를 걷겠다는 이란의 주장에는 국제법상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NYT는 “호르무즈해협이 국제법상 선박 통행이 보장되는 국제수로로 간주된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이란의 통행료 징수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급한 과제로 이란의 통행료 징수 제도화를 꼽으면서 “불법일 뿐 아니라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전 세계에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미·이란 간의 대면 종전 협상이 열리게 된다면 통행료 징수 문제가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각국은 이란과 개별 협상을 통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28일 “태국 유조선이 호르무즈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하는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무장관도 같은 날 엑스(X)를 통해 “이란 정부가 파키스탄 국적 선박 20척의 호르무즈해협 통과를 추가로 허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란 외무부는 국제해사기구(IMO) 회원국들에 서한을 보내 자국과 사전 조율을 한 ‘비적대적 선박’에 한해 호르무즈해협 통과를 허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걸프 해역에 발이 묶인 선박은 약 3200척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