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대구시장 출사표···국힘은 ‘자중지란’ [투데이 여의도 스케치]

정치는 말이다. 정치인의 신념과 철학, 정당의 지향점은 그들의 말 속에 담긴 메시지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전달된다. 누가, 왜, 어떤 시점에 그런 발언을 했느냐를 두고 시시각각 뉴스가 쏟아진다. 권력자는 말이 갖는 힘을 안다. 대통령, 대선 주자, 여야 대표 등은 메시지 관리에 사활을 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대에는 인터넷에 올리는 문장의 토씨 하나에도 공을 들인다. 팬덤의 시대, 유력 정치인의 말과 동선을 중심으로 여의도를 톺아보면 권력의 흐름이 포착된다. 그 말이 때론 정치인에게 치명적인 비수가 되기도 한다. 언론이 집요하게 정치인의 입을 쫓는 이유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26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회동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① 김 전 총리, 대구시장 선거 출사표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29일 6·3 대구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다.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후 3시엔 대구 2·28 기념중앙공원에서 출마의 뜻을 시민들 앞에 밝힐 예정이다. 김 전 총리 측은 “2·28은 대한민국 최초의 민주화 운동으로 김 전 총리가 행정안전부 장관 재임 시 국가기념일로 지정했다”며 “출마 선언 장소는 대구시민의 자존심과 변화의 정신이 살아있는 곳으로 ‘다시 함께 변화의 길로 담대하게 나아가자’는 뜻에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총리는 전날 ‘소명 : 그날의 약속을 지키겠습니다’란 제목의 영상을 공개하며 출마 뜻을 못 박았다. ‘그 날’은 21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 출마했으나 낙선한 뒤 캠프 해단식을 열었던 2020년 4월16일이다. 김 전 총리는 당시 촬영된 영상에서 “처음 정치할 때의 꿈, 내가 인격을 형성하고 키워왔던 이 도시 대구와 경북이라는 끊을 수 없는 이 도시의 아픈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총리의 결심에 더불어민주당은 환영했다. 김 전 총리 설득에 주력해 온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지역구도 타파, 국민통합을 외친 노무현 정신을 생각한다”며 “삼고초려하면서 늘 미안하고 고마웠다. 꼭 이기고 돌아오라”고 했다. ‘보수의 심장’ 대구의 시장 후보 선출 과정에서 컷오프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으로 내홍에 시달리고 있는 국민의힘과는 대조되는 장면이다. 대구 민심의 향배가 어디로 향할지는 이번 지방선거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 등이 29일 국회에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찰 수사가 객관적 증거 중심으로 진행된 것이 아니라 사건의 구조와 진술을 사전에 설정하고 피의자를 상대로 진술 설계·회유·압박을 한 것"이라며 당시 박상용 검사와 서민석 변호사 간 녹취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② 박상용 검사 녹취록 공개 파장

 

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사법연수원 38기) 검사의 발언 녹음과 녹취록이 공개되자 여권은 즉각 진술조작 정황이 드러났다며 검찰을 강력 질타했다.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민주당 주도로 활동을 개시한 와중에 공개된 녹취록이 향후 국정조사 과정은 물론 지방선거 국면에 미칠 영향이 적잖아 보인다.

 

민주당 전용기 원내소통수석 부대표는 29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박 검사 발언 녹취록을 공개했다. 여기에 담긴 김 검사 발언은 그가 수원지검에서 대북송금 사건 수사 당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 서민석(〃 23기) 변호사와의 통화 내용이다. 박 검사는 통화에서 “이재명씨가 완전히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 전 부지사)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공익제보자니 이런 것들도 저희가 다 해볼 수 있다”고 했다.

 

박 검사는 또 이 전 부지사가 수사에 협조한 점을 감안해 추가 수사와 주변 인물들에 대한 영장 청구를 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의 말도 서 변호사에게 했다. 서 변호사는 “이 사건은 처음부터 결론이 정해져 있었다”며 “검찰은 그에 맞는 진술을 만들어내기 위해 이화영과 김성태(전 쌍방울그룹 회장)에게 압박과 회유를 반복했다”고 했다.

 

박 검사는 페이스북에서 “이화영 종범 의율을 제안한 것은 서 변호사”라며 “(공개된 녹취는) 제가 그것은 현재 상황에서 어렵다고 하며 일반적인 선처 조건을 설명하는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민주당 김기표 대변인은 “장외에서 궤변만 늘어놓지 말고 국정조사장에 나와 사실대로 밝히면 될 일”이라고 했고, 국정조사 특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윤석열 정권은 정치검찰을 앞세워 제1야당 대표이자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대통령을 제거하려고 했다”고 날을 세웠다.

 

특위는 31일 증인·참고인 채택 의결하고 다음 달 3일 대북송금 사건, 7일 대장동·위례 개발비리 의혹 사건 관련 기관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9일엔 ‘연어 술파티’ 장소로 지목된 수원지검 1313호와 영상녹화조사실 등에 대한 현장조사에 이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기관보고를 진행한다. 아울러 대북송금 사건(14일), 대장동·위례 사건(16일), 서해 사건(21일)에 대한 청문회를 차례로 연 뒤 28일 종합 청문회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