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포대교 인근을 지나던 한강 유람선이 강바닥에 걸려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강버스 정책을 비판하자 서울시는 “정치 공세”라며 날을 세웠다.
30일 서울시와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서울 서초소방서는 지난 28일 오후 8시30분쯤 ‘배가 움직이질 않는다’는 승객의 신고를 접수했다. 유람선에는 승객 354명과 승무원 5명 등 359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이 유람선은 오후 7시30분쯤 여의도 선착장을 출발했고, 운항을 시작한 지 약 30분 만에 퇴적물이 쌓인 구간에 진입하면서 사고를 당했다. 오후 8시5분쯤 무지개분수 인근을 지나던 이랜드 크루즈 유람선은 수심이 얕은 구간에서 강바닥에 걸려 멈춰 섰다.
유람선은 30분가량 스스로 이탈을 시도했으나 빠져나오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엔진에 과부하가 걸려 연기가 피어오르고, 선박이 바닥에 닿으면서 흙탕물이 솟구치는 등 탑승객들이 불안에 떠는 긴박한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선장이나 운영업체가 사고를 즉시 시에 알리지 않았으며 24분이 지난 8시29분쯤 소방 당국에 알린 건 승객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접수한 소방 당국과 경찰은 오후 8시30분쯤 본격적인 구조작업에 나섰다. 승객을 구조정에 태워 육지로 이송했고, 오후 9시37분쯤 구조가 완료됐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유람선에 탑승했던 승객 359명은 최대 1시간 넘게 배에 갇혀 있어야 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한강버스 좌초에 이어 또다시 사고가 발생하자 정치권에서는 즉각적인 운행 중단과 전면적인 안전 점검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임세은 선임부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이번 사고를 두고 “오 시장이 추진 중인 한강버스 사업에 던지는 엄중한 경고이자 실체적인 위협”이라며 “오 시장은 지금이라도 한강버스 및 수상 교통 전반에 대해 즉각적인 운행 중단과 전면적인 안전 점검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예비후보 측도 오 시장을 비판했다. 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박경미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치적 쌓기에만 몰두해 온 오 시장의 전시행정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며 “오 시장은 한강유람선보다 더 큰 위험을 안은 한강 버스 운행을 전면 재고하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비판에 서울시는 “한강 우려먹기”라고 맞섰다.
이민경 서울시 대변인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한강 유람선 멈춤 사고를 빌미로 서울시 정책과 오 시장을 공격하고 나선 민주당의 행태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민간 유람선 운항 과정에서 발생한 멈춤 사고를 두고, 공공 교통정책인 한강버스까지 끌어들여 ‘즉각 중단’, ‘수사 대상’ 운운하는 것은 사실관계를 왜곡한 정치 공세이자, 의도적인 프레임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더욱 심각한 것은 시민 안전이나 재발 방지에 대한 책임 있는 논의는 외면한 채 오로지 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때리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시민의 안전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불안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간 선박에서 발생한 멈춤 사고를 근거로 특정 정책의 전면 중단과 수사까지 요구하는 것은 책임 있는 공당의 언어라 보기 어려운 수준의 선동”이라며 “이런 논리라면 향후 한강에서 발생하는 모든 선박 관련 문제를 특정 정책과 연결해 정치 공세를 이어가겠다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시는 관리청으로서 이번 사고에 대해 엄정하게 조사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유도선법상 안전운항 위반 여부를 철저히 판단해 필요한 행정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한 점검과 관리·감독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