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개전 31일째를 맞은 30일(현지시간) 양측은 물밑 협상을 시도하면서도 난타전을 이어갔다.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검토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 협상 중이라고 밝히고 하르그섬 점령 가능성을 거론하며 이란을 압박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친(親) 이란 성향 후티 반군은 이날 홍해 연안에 위치한 이스라엘 남부 도시 에일라트를 향해 드론 2발을 발사했다.
NPT는 핵기술의 평화적 이용을 명시하고 추가적인 핵무기 개발을 금지한 국제 조약인데, 앞으로는 이러한 제약에서 벗어나겠다는 취지다.
이집트 인디펜던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의회 등 관련 기관들이 NPT 탈퇴를 긴급 검토하고 있다"며 "NPT에 잔류할 이유가 없다는 최종 결론이 점차 도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타스님 통신은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 시설에 대한 핵무기 사용을 암묵적으로 부추기고 있으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어떠한 금지나 비난도 제기하지 않는다"며 "NPT 탈퇴는 핵무기 획득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IAEA 사찰단을 가장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첩보활동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란 의회는 ▲ NPT 탈퇴 ▲ 기존 핵 제한 조치 폐지 ▲ 평화적 핵기술 개발에 관한 우호국들과의 새로운 국제조약 지지 등 내용을 담은 법안을 우선 처리 안건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표적 공습을 확대하는 한편, 대규모 국방비 증액안도 의회에서 의결했다.
이스라엘 의회는 이날 국방 예산 1천420억 셰켈(68조2천억원)을 포함한 2026년 예산안을 가결했다.
대이란 군사작전을 고려해 국방 예산만 300억 셰켈(14조4천억원) 이상 증액한 규모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공격도 이어가고 있다.
전날 레바논에서는 발사체 타격으로 유엔 평화유지군 대원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기도 했다.
미국은 지상군 투입 가능성과 함께 이란의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 점령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긴장감을 더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이란의 석유를 가져오는 것을 원한다"며 "우리가 하르그섬을 점령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우리는 많은 선택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 기내 약식 회견에서는 미국이 이란과 직·간접적으로 협상을 하고 있다면서 "꽤 조기에"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란에 대한 고강도 압박을 이어가며 협상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협상 중재역을 자처한 파키스탄은 미국과 이란의 대화를 자국에서 곧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무부 장관은 이날 파키스탄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이집트와의 4개국 외무장관 회의 뒤 이런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미국과 이란의 공식적인 확인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다르 총리가 언급한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직접 대면 방식인지, 중재국을 통한 간접 대화인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연합>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