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부겸 등판에 경합지로 바뀐 ‘보수의 심장’

金, 국힘 텃밭 대구에서 선두 올라
청년과 고령층도 보수에 등 돌려
MB “참패 인정하고 반성·혁신을”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30일 오후 대구 중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6·3지방선거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2026.3.30/뉴스1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어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대구시장 선거에 도전할 뜻을 밝혔다.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는 그간 국민의힘의 텃밭이요, 민주당에는 불모지로 여겨졌다. 하나 최근 여론조사에선 국민의힘 대구시장 예비후보들 가운데 누가 나서도 김 전 총리에게 질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대구가 더는 보수의 심장이 아니고 여야 경합지로 바뀐 셈이다. 이에 고무된 듯 김 전 총리는 대구 유권자들에게 “보수를 위해서라도 이번에는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며 “국민의힘이 보여준 모습은 제대로 된 보수가 아니다”라고 외쳤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한때 국민의힘이 우위를 보인 2030 세대 젊은 남성들은 물론 보수의 지지 기반이던 70대 이상 고령층마저 국민의힘에 등을 돌리고 있다. 한국갤럽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1월만 해도 22%였던 20대 청년들의 국민의힘 지지율이 이달 들어 17%로 뚝 떨어졌다. 같은 기간 민주당 지지율은 27%에서 30%로 올랐다. 70대도 민주당 지지율이 42%까지 치솟으며 국민의힘(31%)을 압도했다. 다른 시도와 비교한 1인당 GRDP(지역내총생산) 지표에서 대구는 30년 넘게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수십년간 대구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려 온 국민의힘이 정작 지역 발전을 위해 뭘 했느냐는 분노가 쌓인 결과 아니겠는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보수 정치의 중심이란 자존심에도 큰 상처를 입었다. 그런데도 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는 제대로 된 성찰과 혁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라’는 당 안팎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는커녕 일명 ‘윤 어게인’ 세력과 손을 잡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6·3 지방선거가 2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국민의힘은 후보 공천을 놓고 분열과 구태만 되풀이하고 있다. 보수의 위기는 국민의힘의 자업자득이 아닐 수 없다.

보수 원로인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에서 “보수는 참패를 당했다”며 “참패를 인정하는 것이 먼저”라고 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참패한 정당임에도 그 원인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반성이 없다”고 질타했다. MB는 임기 중 2008년 및 2012년 두 차례 총선을 모두 보수의 승리로 이끌었다.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판단은 법에 맡기고, 야당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MB의 충고에 이제라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제1야당이 존재감을 잃으면 민주주의도 바로 설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