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대만 러브콜’… 美 의원 파견, 中은 국민당 초청

정상회담 앞두고 행보 주목

야권 친중파 정리원 내주 방중
美와 회담 전 통일 정당성 확보
민진당 “대만에 도움 안돼” 비판
中, ‘친대만’ 日의원 입국 금지도

美상원대표단은 라이칭더 만나
국방예산 협력 논의하며 ‘밀착’

5월 미국·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중이 각각 대만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중국은 다음달 친중 성향인 제1야당 대표를 초청했다. 미국 상원의원 대표단은 대만을 방문해 국방예산안 처리를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연합

3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쑹타오 국무원 대만판공실 주임은 “정리원 국민당 주석이 취임한 뒤 여러 차례 대륙(본토) 방문 의사를 표명했다”며 “국민당과 공산당 양당 관계와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4월 7∼12일 정 주석과 국민당 대표단이 장쑤, 상하이, 베이징을 방문하도록 환영하고 초청한다”고 발표했다.

 

쑹 주임은 정 주석을 호칭할 때 ‘중국 국민당’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국민당 측과 정 주석의 방문 문제에 대해 소통을 이어가며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주석은 “초청에 감사하다”며 “양당의 공동 노력으로 양안 관계의 평화 발전 추동과 양안 교류·협력 촉진, 대만해협 평화 도모, 민생 복지 증진을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정 주석은 학생운동을 거쳐 현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에서 정계에 입문한 인물이다. 이후 탈당하고 국민당에 입당했으며, 지난해 10월 당대표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중국 측은 시 주석과 정 주석의 회담 여부에 대해 구체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시 주석이 초청했다고 언급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 방문을 계기로 ‘국공(국민당과 공산당) 회담’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민진당 소속 차이잉원 총통이 당선되면서 2016년 11월 훙슈주 국민당 주석과의 회담을 마지막으로 국공 회담은 열리지 못했다.

대만 친중 성향 1야당인 국민당의 정리원 주석(대표)이 30일 타이베이에서 방중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 주석 뒤편에는 대만의 국부(國父)로 추앙받는 쑨원 초상화가 걸려있다. 타이베이=로이터연합뉴스

특히 이번 정 주석의 방중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앞서 이뤄지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14, 15일 중국을 방문할 예정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에서 대만 문제가 지난해 10월 부산 정상회담 때보다 본격적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제1야당인 국민당과 밀착하며 통일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면서 대만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낸 것으로 보인다.

 

대만 집권 민진당은 중국의 정 주석 방중 발표를 비판했다. 미국 상원의원 대표단의 대만 방문에 맞춰 의미를 축소하려는 의도라는 지적이다.

 

민진당 황제 입법위원(국회의원)은 “대만의 국제적 위치를 혼동시키려는 시도”라며 “대만 국민은 민감한 시기에 중국 공산당과 접촉하는 것이 대만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 섀힌(민주·뉴햄프셔), 존 커티스(공화·유타) 등으로 구성된 미국 상원의원 대표단은 이날 라이칭더 대만 총통과 만나 양국 간 협력을 논의했다. 대표단은 민진당이 미국 무기 도입을 위해 마련한 1조2500억대만달러(약 59조원) 규모의 ‘국방특별예산조례’ 처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선물로 다지는 우호 미국 상원 대표단 공화당 존 커티스 의원(왼쪽)과 민주당 진 섀힌 의원(가운데)이 30일 대만 타이베이 총통부를 방문해 라이칭더 대만 총통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라이 총통과 미 상원 대표단은 양국 안보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대만 총통부 제공·EPA연합뉴스

라이 총통은 대표단에게 “예산안이 정치적 요인으로 지연되고 있다”며 “자체 방어 능력 제고와 미·대만 협력 강화를 통한 국가 안보 확보에 대한 정부의 의지와 약속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섀힌 의원은 “대만 주변에서의 군사활동을 포함해 중국의 압박이 증가하는 것을 우려한다”며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지는 여전히 강하며 지속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이날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측근인 집권 자유민주당 중의원 후루야 게이지에 대해 외국제재법에 따라 비자 발급과 중국 본토·홍콩·마카오 입국을 금지하고, 중국 내 동산·부동산을 동결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후루야 의원은 중국의 강한 반대에도 여러 차례 대만을 방문하고 ‘대만 독립’ 분리주의 세력과 결탁했다”며 “제재 효력은 즉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후루야 의원은 대만과 일본의 의원 교류를 이끄는 친대만 성향 의원 모임인 일화의원간담회 회장으로 활동해왔다. 일본 정부는 중국 조치에 유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