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최근 치솟는 환율 상황에 대해 “과거처럼 금융 불안과 직결시킬 필요는 없다”며 시장의 우려를 일축했다.
신 후보자는 31일 오전 9시쯤 서울 세종대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처음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그는 “현재 환율 레벨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며 “환율이 리스크를 얼마나 수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데, 현재로선 큰 우려가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 “환율 높지만 달러 자금 풍부… 자본 유출 우려 적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30원선에 바짝 다가서며 긴장감을 높였다. 하지만 신 후보자는 국내 외환 시장의 기초 체력이 과거와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환율이 높으면 보통 자본 유출을 걱정하지만, 현재 달러 유동성은 상당히 양호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채권 시장에 활발히 유입되면서 외환 스와프를 통한 달러 자금이 풍부하게 공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중동발 불확실성 주시… 통화 정책은 ‘유연함’ 강조
향후 금리 결정 등 통화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신 후보자는 “중동 상황의 전개 과정이 불확실해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며 “선진국들의 통화 정책 경로와 연계해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일각에서 그를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분류하는 것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매파와 비둘기파라는 이분법적 구분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경제 전체의 흐름을 읽고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이창용 현 총재가 도입한 ‘6개월 금리 점도표’ 계승 여부에는 “시장과의 소통 설계는 중요한 문제”라면서도, 후보자 신분임을 고려해 구체적인 답변은 아꼈다.
시장 전문가들은 신 후보자의 이번 발언이 고환율에 따른 시장의 공포 심리를 진정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중동 사태로 인한 ‘고물가·경기 하방’ 위험이 공존하는 만큼, 인사청문회에서는 향후 금리 인하 시점과 물가 안정 대책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