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강력한 음주운전 처벌 시스템을 갖춘 일본이 음주운전에 관한 요건을 더욱 명확히 할 방침이다.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31일 음주에 따른 위험운전 치사상죄 기준을 새로 설정한 자동차운전처벌법, 음주운전 수치 기준을 재정비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각의(국무회의)에서 결정했다. 이번 특별국회 회기 내 처리가 목표다.
일본에서 음주운전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음주운전에 대해 가장 무거운 처벌이 이뤄지는 것이 ‘위험운전 치사상죄’다. 음주·약물 등에 의한 사고를 줄이기 위해 2001년 도입됐다. 음주운전자에 의해 어린이 2명이 소중한 생명을 잃은 도메이 고속도로 사고가 계기가 됐다.
위험운전 치사상죄를 저지르면 최고 형량이 구금형 20년으로 과실운전 치사상의 구금 7년보다 높다. 그러나 위험운전으로 분류해야 할 경우에도 과실운전이 적용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현행법상 음주 위험운전 요건이 ‘알코올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로, 모호하게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이번에 명확한 수치 기준을 도입하기로 했다. ‘호흡 1ℓ당 0.5㎎(혈액 1㎖당 1.0㎎) 이상의 알코올 농도’라는 기준을 새로 설정한 것이다. 맥주를 큰 병으로 두세 병 마시면 도달하는 수치로 알려져 있다. ‘정상 운전이 곤란한 상태’라는 요건도 남겨둬 해당 수치 이하이더라도 위험운전을 적용할 여지를 남겨뒀다.
가장 형량이 가벼운 것은 ‘취기운전’이다.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3% 이상일 때 적용된다. 3년 이하 구금형 또는 50만엔(475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게 된다.
음주 위험운전과 취기운전의 중간에 만취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는 것을 뜻하는 ‘음주운전’이 있다. 적발 시 5년 이하 구금형 또는 100만엔(약 95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이번에 음주운전 수치 기준도 음주 위험운전과 동일하게 ‘호흡 1ℓ당 0.5㎎(혈액 1㎖당 1.0㎎) 이상의 알코올 농도’로 하기로 했다. 현행법은 ‘정상적 운전이 어려울 우려가 있는 상태’로만 규정돼 음주 단속 과정에서 높은 수치가 확인됐더라도 ‘똑바로 걸을 수 있다’거나 ‘말도 제대로 할 수 있지 않느냐’며 법망을 피해가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실제 지난해 취기운전 적발 건수는 1만9515건에 달했던 데 반해 음주운전은 884건에 그쳤다.
마이니치는 “음주운전 요건이 명확해지면 적용하기가 쉬워지고 실질적으로 엄벌에 처할 수 있게 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