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타이틀곡 ‘스윔(SWIM)’으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전날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1위를 한 데 이어 싱글 차트까지 정상을 차지하면서 4년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건재함을 과시한 셈이다.
빌보드는 30일(현지시간) 차트 예고 기사를 통해 ‘스윔’이 엘라 랭글리의 ‘추진 텍사스(Choosin Texas)’와 올리비아 딘의 ‘맨 아이 니드(Man I Need)’ 등 인기곡을 제치고 ‘핫 100’ 최신 차트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핫 100’은 미국 스트리밍 데이터, 라디오 방송 점수(에어플레이), 판매량 데이터를 종합해 순위를 매긴다. ‘스윔’은 이번 차트 집계 기간 스트리밍 1530만건, 에어플레이 2580만건, 디지털·실물 싱글 합산 판매량 15만4000건을 기록했다.
빌보드에 따르면 BTS(7회)는 1958년 8월 ‘핫 100’ 차트가 시작된 이래 비틀스(20회), 슈프림스(12회), 비 지스(9회), 롤링 스톤스(8회)에 이어 다섯 번째로 1위를 많이 차지한 그룹이 됐다.
‘핫 100’ 순위는 라디오방송 등 현지에서 얼마나 많이 음원이 유통됐는지를 의미하기 때문에 앨범 판매량과 달리 ‘팬덤’을 넘어선 대중적 확장성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빌보드는 2022년 차트에 반영하는 주간 유효 다운로드 횟수를 인당 4건에서 1건으로 축소했고, 이듬해인 2023년에는 팬들이 많이 이용하던 D2C(Direct-to-consumer·소비자 직접 판매, 이른바 공식 홈페이지) 사이트의 디지털 싱글 판매량을 차트 집계 대상에서 제외했다. 올해부터는 유튜브 데이터가 13년 만에 ‘핫 100’과 ‘빌보드 200’ 차트 집계 대상에서 빠졌다. 유튜브를 통해 뮤직비디오와 음원을 듣는 팬들이 많은 K팝 가수로서는 불리하게 작용하는 변화다.
BTS는 이날 소속사 빅히트 뮤직을 통해 “3년9개월의 긴 기다림 끝에 선보인 앨범으로 ‘빌보드 1위’라는 큰 영광을 얻게 됐다. 언제나 아낌없는 사랑과 응원을 보내주신 아미(ARMY·팬덤명)분들은 물론 저희의 음악을 듣고 마음을 나눠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신보를 준비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정서를 담기 위해 고민했다. 이를 대표하는 ‘스윔’은 어려움 속에서도 끝까지 나아가자고 말하는 노래다. 이 곡이 국경을 넘어 많은 분들께 작은 용기와 위로가 됐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스윔’을 필두로 ‘보디 투 보디(Body to Body·25위)’, ‘훌리건(Hooligan·35위)’, ‘FYA(36위)’, ‘노멀(Normal·41위)’, ‘에일리언즈(Aliens·47위)’, ‘2.0(50위)’, ‘메리 고 라운드(Merry Go Round·52위)’, ‘라이크 애니멀즈(Like Animals·53위)’, ‘데이 돈 노 바웃 어스(they don’t know ’bout us·56위)’, ‘원 모어 나이트(One More Night·61위)’, ‘플리즈(Please·63위)’, ‘인투 더 선(Into the Sun·68위)’ 등 무려 13곡이 ‘핫 100’에 안착했다.
‘글로벌 200’ 차트에서는 1위 ‘스윔’을 필두로 9위 ‘메리 고 라운드’까지 최상위권을 BTS의 이름으로 채웠다. 이는 팝 슈퍼스타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가 보유했던 ‘단일 주간 최다 톱 10 진입’ 및 ‘1~9위 석권’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기록이다. 특히 ‘글로벌(미국 제외)’ 차트에서는 1위부터 10위까지 톱 10 전부를 ‘아리랑’ 수록곡으로 채우는 전무후무한 성과를 거뒀으며, 13위까지 순위를 사실상 독식했다. 이는 종전 테일러 스위프트의 9곡, 배드 버니(Bad Bunny)의 3곡 동시 진입 기록을 크게 뛰어넘는 것으로, 차트 역사상 유례없는 성과로 평가된다.
또 BTS는 ‘핫 100’과 ‘빌보드 200’ 차트에서 곡과 앨범을 동시에 1위로 데뷔시킨 기록을 2차례 이상 달성한 역사상 최초의 그룹이 됐다. 앞서 2020년 12월5일 자 차트에서도 ‘라이프 고스 온’과 ‘비’를 각각 ‘핫 100’과 ‘빌보드 200’에 1위에 올린 바 있다.
임희윤 대중문화평론가는 “‘빌보드 200’은 실물 앨범 구매량이 큰 지표로 작용하는 차트로, 초동 앨범 판매량으로 팬덤 경쟁을 하는 K팝 가수로서는 다소 유리한 차트”라며 “반면 ‘핫 100’은 음원 스트리밍, 라디오방송 등 현지에서 노래가 사용되는 정도에 따라 순위가 정해지는 차트로, ‘스윔’은 영어로 된 가사에 듣기 편한 템포 등으로 대중성이 높은 노래”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운전할 때 듣기 편한 ‘스며드는 노래’로, 중장기적인 인기도 기대해 본다”고 덧붙였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미국인 대부분이 사용하는 넷플릭스를 통해 컴백 무대를 생중계한 것도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였다”며 “거기에 미국 작곡가와 프로듀서들이 ‘아리랑’ 앨범에 참여한 것도 향후 열릴 ‘그래미 어워즈’를 노린 포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