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발이식이 도수치료 둔갑… 보험사기 역대 최대

금감원, 2025년 1조1571억 적발

가슴성형을 액취증 수술로 조작
병원·보험업자 조직적 사기 증가

車보험 사기금액 5724억 최고치
병원 연루 車보험 악용 583%↑
장기보험이 4610억으로 뒤이어

유형은 사고내용조작 54.9% 1위
60대 이상은 증가 20대는 감소세
#1. 헬스트레이너를 겸업 중인 성형외과 직원 A씨는 헬스장 고객들을 대상으로 가슴성형 광고모델을 모집한다고 홍보했다. 이후 이들과 짜고 가슴·코성형 등 미용수술 후 ‘액취증 수술’, ‘비중격만곡 치료’ 등 급여수술로 수술기록지를 조작했다. 통원치료를 했음에도 입원치료로 조작하기 위해 허위 입·퇴원확인서를 발급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방법으로 병원종사자·환자 441명이 약 14억원을 편취했다.

#2. B병원장은 실손보험금을 편취하기 위해 의료기관을 설립하고, 자금팀·알선상담팀·보험팀·처방팀으로 구성된 조직적 범죄단체를 만들었다. 알선상담팀은 ‘미용 시술을 통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며 환자를 모집하고, 보험팀은 미용시술을 도수치료 등 실손보험 적용 항목으로 조작해 허위 진료기록부를 발급하는 등 역할을 분담했다. 환자들은 모발이식·필러·리쥬란 등 고가의 미용시술을 받았음에도 도수치료 등으로 실손보험금을 청구했다. B병원장과 브로커 10명, 손해사정인 3명과 환자 1105명이 편취한 금액은 약 4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 금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병원·보험업 종사자들이 조직적으로 보험사기를 벌이는 사례가 늘고 있어 금융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뉴시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1조1571억원으로, 전년보다 69억원(0.6%) 증가했다. 적발 인원은 10만5743명으로, 3245명(3.0%) 감소했다. 개별 사기 건당 금액이 커지는 고액화 양상이다.

종목별로는 자동차보험이 49.5%(5724억원)로 가장 많았고, 장기보험(39.8%, 4610억원)이 뒤를 이었다.



사기유형별로는 진단서 위·변조 등을 통해 보험금을 과장 청구하는 사고내용조작 유형이 6350억원(54.9%)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병원에서 자동차보험을 악용해 치료비를 과장 청구하는 보험사기(273억원)가 대폭 증가(+233억원, 582.5%)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허위사고(20.2%, 2342억원), 고의사고(15.1%, 1750억원) 순으로 적발됐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2만3346명(22.1%)으로 가장 많았다. 60대(19.9%, 2만1041명), 40대(19.1%, 2만230명), 30대(18.1%, 1만9143명), 20대(12.0%, 1만2732명)가 뒤를 이었다. 60대 이상 보험사기가 증가하는 반면 20대는 자동차보험 관련 사기 감소 등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직업별로는 회사원(보험 외)이 2만4313명(23.0%) 적발돼 비중이 가장 컸다. 이어 무직·일용직(12.1%, 1만2820명), 주부(9.2%, 9687명), 학생(4.7%, 4952명) 순이었다. 지난해보다 무직·일용직(+795명, 6.6%), 학생(+235명, 6.3%), 보험업 종사자(+112명, 5.1%) 적발 인원이 증가했고, 나머지 직업군은 감소했다.

금감원은 병원·보험업 종사자가 연관된 조직적 보험사기와 최근 적발된 신종 보험사기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 등 유관기관과 공조체계를 강화하고 신속히 기획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최근 진화하는 보험사기를 적발하기 위한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고, 대국민 홍보를 통한 예방활동을 병행하겠다”며 “금전적 이익제공이나 무료 진료 등의 제안을 받을 경우 구체적인 물증을 확보해 적극적으로 제보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