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승인… 1척 최대 30억원 거론 후티 반군에 홍해 봉쇄 압박 나서 트럼프, 일방적인 종전 검토 논란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통행료’를 받겠다고 공식화했다. ‘저항의 축’ 일원인 예멘 후티 반군에는 홍해 통제를 종용하고 있다. 중동의 핵심 해상로 두 곳을 동시에 조여 세계 경제를 흔들고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란 관영 프레스TV에 따르면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회는 30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새로운 관리 계획안을 승인했다.
호르무즈 해협. AFP연합뉴스
승인된 관리안에는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규정이 포함돼 있다. 통행료는 이란 화폐인 리알화로만 납부해야 하며, 미국과 이스라엘 선박은 해협 통과가 금지된다. 이란에 대해 경제 제재를 집행하는 국가의 선박도 해협 접근을 제한하기로 했다.
통행료 액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집트 수에즈 운하, 파나마 운하와 비슷한 선박 1척당 평균 40만달러(약 6억원)를 부과하는 방안과, ‘특별 안보 서비스비’ 명목으로 200만달러(약 30억원)씩 징수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해협은 국제법상 상선 등의 통행이 보장되는 국제 수로이기에 이란의 통행료 부과는 국제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해협 통행료가 본격 적용될 경우 가격 상승 등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미치는 파장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도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 체제에 협조하고 있어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10%를 차지하는 홍해 입구까지 통제를 시도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이란이 후티에 홍해 봉쇄를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해까지 막히면 세계 에너지 시장이 받는 연쇄 충격은 작지 않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협 봉쇄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군사 작전을 끝낼 의사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원인을 제공한 미국이 빠지고 해협 개방은 동맹국에 떠넘기는 상황이 현실화할 경우 미국에 대한 비판이 거세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