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으로 원·달러 환율이 연일 치솟으며 1530원선도 뚫렸다. 증시는 수직낙하해 5000선을 위협했다. 고환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현재 달러 자금이 풍부해 금융불안정을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1원 급등한 1530.10원(오후 3시30분 기준)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9일(1549.0원)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다. 이날 환율은 1519.90원으로 출발해 오전 중 1520원선을 오가다 오후부터 1530원까지 뛰었다. 오후 2시15분쯤에는 1536.90원까지 치솟았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인 달러인덱스는 오후 들어 소폭 하락했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폭은 오히려 확대됐다.
국내 증시도 크게 흔들리며 코스피 5100선이 무너졌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24.84포인트(4.26%) 내린 5052.46포인트에 장을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이날 약 3조83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매도 규모는 이달만 35조8800억원, 올 들어 총 56조8300억원에 달한다. 그 여파로 이달 코스피는 19.08% 급락해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23.13%)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월간 역대 순위로는 4번째다.
1500원대 고환율이 잡히지 않고 있지만 외환당국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신 후보자는 이날 서울 중구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처음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환율 레벨(수준) 자체는 큰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며 “환율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리스크를 수용할 수 있는 금융 제도인가에 대해서는 지금 큰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오히려 달러 유동성에 관한 지표들이 상당히 양호해서 예전처럼 환율과 금융 불안정을 직결시킬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환율이 오르면 가장 큰 리스크는 물가 상승”이라며 “외국인 자금 유출이 이어지면 금융 불안정도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새 한은 총재가 통화정책과 금융안정에 집중해서 역량을 쏟아부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