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창립 초기부터 지역사회와 함께 동고동락하며 성장해 온 ‘찐’ 포항기업이다. 1968년 포항제철소 창립 당시 7만1680명이었던 경북 포항시 인구는 2025년 2월 기준 48만8435명으로 6.8배 늘었고, 포항시 재정 규모는 당시 3억2000만원에서 2026년 기준 3조880억원으로 9600배 이상 성장했다. 현재 포항 지역 제조업 종사자 4만2000여명 중 포스코와 그룹사, 협력사 등에 근무하는 인원은 2만8000명이 넘는다. 포항시 제조업 종사자의 67%가 포스코와 직접적인 인연을 맺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최근 포항제철소가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글로벌 수요 둔화 및 통상 환경 악화로 인해 지난해 포항철강산업단지의 생산 실적이 계획 대비 89% 수준인 13조8705억원에 머물고 수출 역시 전년 대비 5.7% 감소하는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이 지속하고 있다. 포항제철소는 지역사회와의 유대를 강화하며 위기 극복의 동력을 상생에서 찾고 있다. 기업의 성장이 도시의 발전으로 이어졌던 역사를 바탕으로, 작금의 산업 위기 속에서도 포항제철소는 지역의 심장으로서 멈추지 않는 박동을 이어가고 있다.
◆스페이스워크 등으로 지역 관광 신기원
이와 함께 포항 본사 옆에 조성된 복합문화공간 ‘Park1538’은 철과 자연이 어우러진 친환경 힐링공간으로서 개관 이래 누적 방문객 21만명을 달성했다. 포스코 역사박물관과 홍보관, 수변공원을 잇는 이 공간은 iF 디자인 어워드 등 국내외 유명 어워드에서 다수 수상하는 등 포항의 문화 품격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항제철소가 조성한 이러한 랜드마크들은 포항시민들에게는 자부심을, 관광객들에게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며 지역경제의 기초체력을 보강하고 있다는 평가다.
포항의 밤하늘을 수놓는 ‘포항국제불빛축제’는 포스코가 지역사회에 선물한 대표적인 문화자산이다. 2004년 포항시민의 날을 맞아 시작된 이 행사에 포스코는 2004년부터 총 130억원의 지원금을 투입하며 축제의 성장을 뒷받침했다. 또한 포항제철소는 3만개의 LED 조명과 60㎞ 광케이블을 설치해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야경을 연출하고 초대형 전광판인 소통보드를 통해 시민들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세심한 소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역 재생사업인 포항운하 조성에도 포스코는 약 300억원을 지원하며 큰 힘을 보탰다. 동빈내항과 형산강을 잇는 물길을 복원하여 포항의 베네치아로 불리는 명소를 만드는 데 톡톡히 기여했다.
문화 인프라 측면에서도 효자아트홀을 통해 2026년 2월 기준 476회의 무료 대관과 376회의 무료공연을 진행하며 누적 관람객 약 230만명을 기록하는 중이다. 포스코 갤러리 역시 400회가 넘는 무료 전시를 통해 지역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전방위적인 문화 지원사업은 산업현장의 냉기가 지역사회의 정서적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든든한 방어선이 되고 있다.
◆무료급식소·재능봉사로 지역사회와 상생
포항제철소의 사회공헌활동은 주민들의 일상 속 가장 깊은 곳까지 맞닿아 있다. 1991년 시작된 자매마을 활동은 2026년 2월 기준 121개 마을로 확대되어 정기적인 지원과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의 각 부서가 마을과 결연을 맺고 동행하는 이 활동은 단순한 물적 지원을 넘어 주민들과의 정서적 유대를 형성하는 핵심고리다.
또한 해도, 송도, 제철동에 위치한 무료급식소 ‘나눔의 집’은 매일 평균 720명의 어르신에게 따뜻한 식사를 대접하며 연간 평균 18만7000식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을 돌보는 지역복지의 최후 보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지는 재능봉사단 활동도 포항제철소 상생의 핵심이다. 현재 39개의 재능봉사단에 소속된 2830명의 직원들은 각자의 전문지식을 활용해 지역의 어두운 곳을 밝히고 있다. 2014년 도입된 재능봉사 활동은 일반 봉사를 넘어 직원들의 기술과 노하우를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질적 성장을 이뤄냈다. 그 공로로 2023년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대통령 표창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경영 위기 속에서 비용 절감이 절실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포항제철소 임직원들은 현장의 땀방울을 봉사현장에서도 아낌없이 쏟아내고 있다.
포항 철강산업은 현재 중국발 저가 공세와 보호무역주의라는 거친 파도 앞에 서 있다. 공단 내 휴·폐업 공장이 늘어나고 생산과 수출 계획 대비 실적이 하락하는 등 경제적 불확실성이 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포항제철소는 어려운 현실 속에서 오히려 더 뜨거운 상생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이 어려울 때 지역사회를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역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더 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포항제철소 관계자는 “지난 수십년간 쌓아온 관광 인프라 기부, 문화 예술 지원, 소외계층 돌봄 등의 성과는 이제 포항의 내실을 다지는 소중한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제조업의 지표가 잠시 흔들릴지언정 기업과 시민이 맺어온 끈끈한 신뢰의 지표는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포항제철소의 사회공헌활동은 오늘도 영일만의 파고를 넘는 희망의 등대가 돼 지역사회를 환히 비출 것”이라고 말했다.
◆박남식 포항제철소장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 안정적 성장으로 보답”
“‘지역사회가 있기에 포항제철소가 있다’는 마음으로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박남식(사진) 포스코 포항제철소장은 1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어려운 시기마다 아낌없는 지지와 응원을 보내준 지역사회에 안정적인 성장으로 보답하고,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취임 3개월여째를 맞은 박 소장은 “포항제철소가 중대한 변곡점을 맞이한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무한한 영광이지만, 그만큼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안전, 소통, 혁신, 상생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제철소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실행 중심의 실질적 안전관리체제 내재화 △일하는 방식과 소통방식의 대전환 △중대재해 제로화 및 설비 강건화를 통한 지속가능한 제철소 구현 △지역사회와의 상생 등 자신의 평소 경영철학을 피력했다.
박 소장은 가장 먼저 안전이 제철소의 일상 속에 깊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실행 중심의 실질적 안전관리체제 내재화를 만들어 보자고 강조했다. 그는 작업 단계별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해 안전관리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집단지성을 활용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고,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업무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며 “조직 간 경계를 허물고 모두가 ‘원팀 포스코맨’이 되어 급변하는 외부환경에 신속히 대응하자”고 덧붙였다.
박 소장은 끊임없는 혁신과 체질 개선을 통한 지속가능한 제철소 구현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예측 가능한 조업체계를 만들고 기술혁신을 통해 제조원가를 낮추며 적자 제품 최소화와 친환경 제품으로의 과감한 전환을 통해 어떠한 시황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생산체계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을 통해 비효율을 개선하고 강건한 체질의 제철소로 변화시키겠다고 덧붙였다.
박 소장은 직원들에게 “실질 중심의 일하는 문화와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는 조직문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아울러 현장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인 동시에 기본의 실천을 통한 실질적인 안전활동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우리가 마음을 하나로 모은다면 해내지 못할 일을 없다”며 “휑했던 영일만바다 황무지에서 포항제철소를 일으켜 세운 선배들의 도전정신을 본받아 새로운 미래를 활짝 열어 가자”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