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주부 포레버!” 댓글이 수년 전인데…대중의 ‘입’은 다시 열릴 수 있을까

주총에서 “더 발전된 더본코리아 되도록”
‘유튜브 재개’ 계획…“한식 조리법 알릴 것”
논란 이후 닫힌 댓글창…향후 운영 기조는

“억지스러운 민원과 고발로 잃어버린 1년의 시간을 보냈다.”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 창업설명회장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제3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백종원 대표는 이 같은 말로 그간의 소회를 짙게 뱉어냈다. 지난해 돌연 방송 중단을 선언하고 카메라 앞을 떠났던 그가 활동 재개와 글로벌 시장 공략이라는 청사진을 발표하며 다시 입을 열었다.

 

백 대표는 이날 유튜브 활동 재개 계획을 넌지시 알렸다. 구체적인 재개 시점 등은 밝히지 않았지만 ‘한식의 세계화’ 채널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그간 620여개 동영상과 함께 구축한 620만 구독자는 향후 채널 재개에서 소중한 자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는 지난달 31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난 한 해 동안 겪었던 각종 의혹과 고발 사건들을 뒤로하고 올해를 글로벌 종합 식품 기업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더본코리아 제공

 

이전에 백 대표의 유튜브 채널은 그의 레시피를 참고하는 누리꾼들의 ‘소통의 장’이었다. 주로 자취생들을 중심으로 ‘요리비책’ 이름으로 올라온 콘텐츠마다 열광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혼자 사는데 요리비책 없으면 밥도 못 해먹는다’거나 ‘집에 있는 재료로만 만들 수 있는 요리를 선보여달라’는 등의 누리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어졌다. 요리 잘하는 옆집 아저씨같은 친근함은 두터운 팬덤으로 이어졌고, 이는 더본코리아의 강력한 브랜드 자산이자 가맹점 매출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이었다.

 

하지만 ‘유튜버’에서 상장사 대표가 되면서 유튜브 채널의 소통 문법이 달라졌다. 유튜버 시절 소통이 친밀감을 쌓는 자산이었다면, 2024년 기업 공개(IPO) 이후의 소통은 주가와 직결되는 리스크가 됐다. 유튜버의 자유로운 입담과 상장사 수장으로서 요구받는 정제된 메시지 사이의 괴리가 발생하기 시작한 지점이다.

 

이러한 변화는 채널 내 댓글창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수년 전 게시된 콘텐츠에는 게시글마다 수백개씩 댓글이 달렸던 것과 달리 더본코리아가 빽햄 가격 논란, 원산지 표기 이슈, 일부 가맹점주와의 갈등 등 많은 구설에 휘말린 시점 이후 올라온 영상의 댓글창 대부분은 굳게 닫혀있다.

 

2021년 12월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백종원의 요리비책’ 영상 콘텐츠에 달린 누리꾼들의 댓글. 지난해까지도 댓글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채널 ‘백종원 PAIK JONG WON’ 캡처

 

이러한 상황에서 백 대표의 ‘잃어버린 1년’ 언급은 더본코리아가 마주한 현실과 고민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확인되지 않은 가짜 뉴스와 자극적인 폭로가 유튜브 댓글창을 점령하며 주가 변동성을 키우자, 더본코리아는 주주 가치 보호를 위한 최선책으로 댓글창 폐쇄라는 방어적 선택을 내려야 했다.

 

백 대표가 시사한 유튜브 재개 방향성이 예사롭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구체적인 시점은 알리지 않았으나 더본코리아가 전사적 역량을 쏟는 ‘TBK 글로벌 B2B 소스’ 사업과 궤를 같이한다는 구상이다. 한식 레시피의 표준을 세계에 전파하고 자사 소스 사업의 확장으로 연결하는 경영인 행보에 무게를 싣는다는 계산이어서, 유튜브 채널 운영의 체질 개선을 암시했다.

 

향후에도 댓글창 폐쇄를 유지한다면 유튜브 채널을 대중과의 ‘소통 창구’보다는 고도의 정제된 정보를 송출하는 플랫폼으로 수단화할 가능성이 더 높다.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소통을 브랜드 정체성으로 삼아온 백 대표가 대중의 목소리를 차단한 채 활동하는 것은 자칫 오만함이나 불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가맹점주들과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상황에서 메시지 일방 전달은 진정성에 관한 의심을 살 수 있다. 아무리 정교한 경영 전략이라도 대중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브랜드 파워는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백 대표는 방송 복귀에도 여전히 신중하다. 그는 관련 질문에 “현재로서는 방송 복귀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다만 “최근 상황이 일부 정리되면서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며 “한식을 해외 알리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이와 연계된 방향이라면) 고민해 볼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더본코리아가 내실 다지기와 해외 시장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는 가운데, 백 대표는 “더본코리아는 주주와 가맹점주, 고객이 함께 만든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