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 치료제로 ‘비만·당뇨’ 잡는다… 영남대 연구팀, 항노화 기술 찾아

몸속에 쌓인 노화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해 비만과 혈당 조절 문제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확인했다. 영남대 의과대학 박소영 교수 연구팀의 연구 성과다.

 

1일 영남대에 따르면 연구팀은 혈액암 치료제로 알려진 개비자 나무의 유래 성분인 호모해링토닌이 정상세포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지방조직의 노화세포를 줄여 염증을 완화하고 비만과 혈당조절 능력을 개선한다는 것을 동물실험으로 밝혀냈다.

 

영남대 세노테라피 기반 대사질환 제어 연구센터 연구팀. 왼쪽부터 김억천 교수, 박소영 교수, 김재룡 교수. 영남대 제공

전 세계적으로 항노화 치료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노화를 직접 표적으로 하는 치료 전략은 차세대 바이오 산업의 핵심 분야로 주목받는다. 이번 연구는 이미 임상에서 사용 중인 약물의 새로운 기능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개발 기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활용 범위 또한 넓다. 비만과 제2형 당뇨병은 물론 노화와 연관된 다양한 만성질환 연구에 적용할 수 있다. 노화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정밀 치료제 개발로도 확장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호모해링토닌의 노화 개선 효과를 근육 노화 분야로 확장해 노년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 노화현상인 근감소증에서의 작용 기전을 확인할 계획이다. 연구 과정에서 호모해링토닌이 세포 내 단백질 항상성을 조절하는 핵심 인자인 HSPA5를 억제한다는 중요한 단서도 확보했다. HSPA5는 세포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기능을 유지하도록 돕는 단백질로 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는 영남대 세노테라피 기반 대사질환 제어 연구센터와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및 식키즈병원 성훈기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연구 성과는 자연과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판에 먼저 공개됐고 3월31일 출판됐다.

 

박 교수는 “이 연구는 병의 증상만 줄이는 것이 아니다”면서 “노화세포의 축적이 노화뿐만 아니라 비만과 대사질환의 중요한 원인이라는 점을 밝혀냈고 이를 직접 제거하는 방식의 새로운 약물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