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장, 187만 조합원 직접 투표해 뽑는다

당정 ‘농협 개혁방안’ 발표

1110명 조합장 직선제에서 전환
2028년 차기 회장 선거부터 적용
회장 임기도 3년으로 단축 추진
선거비 170억~190억원으로 추산

이사회 의장에 외부인사 선임 등
중앙회장 권한 제한 방안 마련해
퇴직자 재취업 통제 장치도 검토

187만명의 전국 농협 조합원이 2028년부터 농협중앙회장을 직접투표로 뽑는다. 지금까지 1110명의 조합장이 중앙회장을 뽑던 직선제에서 조합원 직선제로 전환해 조합원 주권을 강화하면서 회장의 대표성을 확대하고 금품선거 부작용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모든 조합원이 투표권을 행사함에 따라 중앙회장의 권한이 오히려 강화되고, 선거가 정치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중앙회장 임기를 4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는 등 권한을 제한하는 보완장치도 마련된다.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부 모습. 뉴시스

더불어민주당과 농림축산식품부는 1일 당정협의회를 열고 조합장 직선제로 진행돼 왔던 농협중앙회장 선거제도를 조합원 직선제로 개편하는 내용을 담은 ‘농업협동조합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개혁방안에 따르면, 농협중앙회 조합원 204만명 중 복수조합 가입 인원을 제외한 187만명이 1인1표의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조합원 직선제는 2028년 3월 예정된 차기 중앙회장 선거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1961년 농협중앙회 출범 이후 조합원 직선제를 도입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앙회 출범 당시 중앙회장은 대통령 임명제였으나 1988년 전국 조합장 직선제로 전환됐다. 이후 2009년 대의원 간선제로 바뀌었다가 2021년부터 현재의 선거제도로 개편됐다.



지난달 11일 당정협의회에서 당정은 조합원 참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중앙회장 선거제도를 개선하는 데 공감했고, 농협개혁추진단은 조합원 직선제와 선거인단제 등을 검토해 왔다. 논의 과정에서 선거인단제가 효율성은 있으나 대표성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돼 조합원 직선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윤원습 농식품부 농업정책관은 사전브리핑에서 “선거인단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일부 조합원만 투표권을 갖게 될 수 있고, 이 경우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직선제 도입에 앞서 조합원 자격을 정비하기로 했다. 비농업인이나 주소 등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무자격 조합원을 정리하고, 전 조합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해 관련 절차를 제도화한다. 조합원 직선제로 중앙회장 선거를 치를 경우 비용은 170억~190억원으로 추산된다.

차기 중앙회장부터 임기를 1년 단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윤 정책관은 “부칙으로 중앙회장 임기를 3년으로 명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앙회장 임기는 4년으로, 현 강호동 회장의 임기는 2028년 4월까지다.

차기 중앙회장은 조합원 직접 선거로 선출되는 만큼 권한이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윤 정책관은 “내부 통제 장치를 강화할 예정이어서 직선제를 도입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당정은 조합원 직선제 도입 시 우려되는 중앙회장 권한 강화, 선거 정치화 등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보완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현재 중앙회장이 겸직하는 이사회 의장을 외부 인사로 선임해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사외이사 등을 통한 이사회 견제 기능을 강화한다.

퇴직자의 중앙회, 계열사 재취업 제한 등 추가적인 통제 장치도 마련할 계획이다. 중앙회장 선거의 정치화를 막기 위해 출마 자격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현재 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조합장 50인의 추천을 받아야 가능하다. 조합원 자격을 일정 기간 이상 유지한 경우에만 출마를 허용하는 등의 기준을 마련하는 방안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