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의 열기가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낙찰가율이 6개월 만에 100% 아래로 내려오면서 매매시장 조정 흐름이 경매로 확산하고 있다.
1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3월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99.3%로 집계됐다. 낙찰가율이 100%를 밑돈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낙찰가율은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로, 100%를 넘으면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는 의미다.
1일 서울 성북구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시스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지난해 10월(102.3%)부터 올해 2월까지 5개월 연속 100%를 웃돌며 과열 양상을 보였다. 특히 올해 1월에는 107.8%까지 치솟았지만 2월 101.7%로 하락한 데 이어 3월에는 100% 아래로 떨어지며 하락 전환이 뚜렷해졌다.
시장에서는 매매시장 변화가 경매시장에도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매물이 늘어난 데다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보유세 부담 우려까지 겹치며 상급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경매 시장 전반의 활력도 떨어졌다. 3월 낙찰률은 43.5%로 전월(45.4%)보다 낮아졌고, 평균 응찰자 수도 7.6명으로 감소했다. 다만 수요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15억원 이하 아파트에 수요가 몰리며 낙찰가가 15억원 수준에 맞춰지는 ‘키 맞추기’ 현상도 관찰된다. 지난달 서울 송파구 장지동 위례24단지 전용 51.77㎡는 감정가(10억8000만원)보다 높은 14억9999만원, 성동구 사근동 하이츠아파트 전용 71.85㎡도 감정가(6억7600만원)보다 높은 7억8300만원에 낙찰됐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경매는 실거주 의무가 없어 토지거래허가제에도 여전히 ‘갭투자(전세 낀 매수)’가 가능한 ‘틈새시장’으로 작용했다”며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도 매매 시장처럼 초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조정과 보유세 압박을 받으며 투기성 수요가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경매 시장도 매매 시장처럼 당분간 15억원 이하 아파트에 수요가 쏠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