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7% 넘어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27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410∼7.010% 수준으로 집계됐다. 5대 은행 고정금리가 7%를 웃돈 것은 지난 2022년 10월 이후 3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한 금융기관 앞에 게시된 주택담보대출 광고. 2026.3.29 cityboy@yna.co.kr/2026-03-29 14:21:00/ <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가계대출 문이 더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어제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예년보다 낮은 1.5%로 낮추는 내용의 ‘2026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내놨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 별도 관리 목표를 두고 예고한 대로 17일부터 다주택자의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 만기연장을 제한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를 통해 현재 GDP(국내총생산) 대비 89%인 가계부채 비율은 2030년 80% 수준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부동산에 쏠린 유동성을 줄인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실수요자의 피해로 이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
이번 대책의 골자는 은행이 대출 공급 규모를 줄이라는 것이다. 특히 주담대를 월별·분기별로 관리하면 은행들은 연간 대출 한도가 정해지는 연초부터 보수적으로 대출을 집행할 수밖에 없다. 한도 소진을 우려해 고신용자 위주로 대출을 선별하거나 우대금리 축소 및 가산금리 인상 등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당장 서민의 생계형 자금대출이 막힐지도 모른다.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이 연 15% 저신용 서민 대출 금리에 대해 “잔인하다”며 언급하자 금융사들이 위험부담이 큰 저신용자 대출부터 줄인 전례도 있다.
지난해 ‘10·15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은 규제지역으로 묶여 주담대 한도가 대폭 축소됐다. 지난해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32조7000억원으로 전년(46조2000억원) 대비 줄었다. 15억원 미만 매물엔 6억원 대출이 가능하지만 나머지 금액을 현금으로 지불할 매수자는 많지 않다. 이런 마당에 대출이 더 타이트해지면 실수요자의 금융 접근권이 약화된다. 매물 잠김이 고스란히 임차인의 전·월세로 전가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집값 폭등을 막기 위한 가계부채 감축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이 대통령이 직장, 교육 등 불가피한 사유의 ‘비거주 1주택’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을 인정하겠다고 한 것도 다행이다. 다만 일률적인 대출 규제로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책 대출 문턱까지 높아지면서 자금력이 떨어지는 실수요자들이 어려움을 겪는다. 기준금리가 동결됐는데도 시장 금리와 조달비용 상승으로 은행권 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 7%를 넘었다. 실수요자뿐 아니라 기존 차주들의 이자 상환 부담도 가중되는 상황이다. 시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보완대책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실수요자들이 은행 대신 대부업이나 불법 사금융을 기웃거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