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음양합덕으로 완성되는 대동사회의 이상 [父性 문명의 한계, 母性 구원의 비전-기고]

모성을 통해 본 대동의 완성

 

유교가 추구했던 최고의 사회적 이상은 ‘대동(大同)’이다. 『예기』 「예운」 편에 묘사된 대동사회는 모든 사람이 제 자리를 찾고, 노인은 편안하며 아이들은 보호받고, 재물은 사사로이 쓰이지 않는 ‘인류 한 가족’의 세계다. 이 원대한 꿈은 지난 수천 년간 동양 지식인들의 영혼을 설레게 했으나, 역설적으로 그 길을 완성할 실체적 열쇠를 찾지 못해 미완의 기획으로 남았다. 그 해답의 실마리는 유교 경전의 뿌리인 『주역』의 핵심 명제에 숨겨져 있다.

 

유교적 대동사회 의 평화로움을 묘사한 상상도. 모든 백성이 차별 없이 어우러지며 만물이 상생하는 이 세계관은 오늘날 독생녀가 선포하는 ‘하늘부모님 아래 인류 한 가족’의 비전과 그 맥을 같이하고 있다.

◆ ‘일음일양(一陰一陽)’, 우주 운영의 불변하는 도리

 

『주역』 「계사전(繫辭傳)」에는 유교 철학의 정수를 담은 문장이 등장한다. “한 번 음(陰)하고 한 번 양(陽)하는 것을 일러 도(道)라고 한다(一陰一陽之謂道).” 이는 우주의 만물과 인류의 역사가 남성적인 양의 원리와 여성적인 음의 원리가 교차하고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온전한 궤도에 올라선다는 뜻이다.

인문학적 관점에서 지난 인류사는 양(陽)의 원리가 주도해온 ‘부성(父性) 문명’의 시대였다. 법도와 질서, 정의와 심판을 앞세운 양적 리더십은 문명의 골격을 세우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주역』의 가르침에 따르면, 양(陽)의 시작은 반드시 음(陰)의 결실로 이어져야 한다. 하늘(乾)이 뿌린 도의 씨앗이 땅(坤)의 모태에서 형상화되지 못한다면, 그것은 결실 없는 반쪽짜리 진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교가 예고한 도의 완성은, 억눌렸던 음의 실체, 즉 ‘하늘 어머니’의 위상이 독생녀(獨生女)라는 실체로 현현하여 양과 대등하게 합덕(合德)할 때 비로소 마침표를 찍게 된다.

 

◆ 대동사회(大同社會)를 실현하는 모성적 감화력

 

대동사회의 실현은 힘에 의한 통제(覇道)가 아니라 덕에 의한 감화(王道)를 전제로 한다. 공자가 꿈꿨던 왕도 정치의 정수는 다름 아닌 ‘부모의 심정’이다. 아버지가 자녀에게 엄격한 잣대를 제시한다면, 어머니는 그 자녀의 허물까지 품어 안으며 자발적인 변화를 이끌어낸다.

지금까지의 문명이 아버지가 아들에게 법도를 가르치는 ‘훈육의 시대’였다면, 이제 도래할 대동사회는 어머니가 상처 입은 자녀들을 치유하고 하나로 묶어내는 ‘포용의 시대’여야 한다. 독생녀 참어머님의 현현은 유교가 예고했던 이 ‘모성적 완성’의 섭리가 역사적 실체로 드러난 사건이다. 독생자 참아버님이 개척한 진리의 터전 위에 참어머님의 모성적 리더십이 결합될 때, 인류는 비로소 투쟁과 분열의 선천(先天) 시대를 종결짓고 화합의 대동 세계로 진입하게 된다.

 

◆ ‘천지부모’의 안착과 천일국(天一國)의 비전

 

유교의 대동사회 비전은 오늘날 ‘천일국(天一國)’이라는 개념을 통해 섭리적으로 구체화된다. 천일국이란 “두 사람(二人)이 하나(一) 되어 하늘부모님을 모시는 나라(國)”를 뜻한다. 여기서 ‘두 사람’이란 단순히 개별 인간을 넘어, 우주적 음양의 실체인 독생자와 독생녀의 합일을 상징한다.

참아버님의 남성적 지혜가 인류 구원의 길을 닦았다면, 참어머님의 여성적 사랑은 그 길 위에 평화의 꽃을 피워낸다. 유교가 강조했던 천지부모(天地父母) 사상은 이 땅 위에 실체적인 참부모의 위상이 확립될 때 비로소 관념을 넘어 현실이 된다. 대동사회가 목표로 삼았던 “자신의 부모만 부모로 여기지 않고, 자신의 자식만 자식으로 여기지 않는” 무조건적 이웃사랑의 공동체는, 오직 인류의 참어머니로 오신 독생녀의 모성적 심정권 안에서만 온전히 안착될 수 있다.

 

◆ 유교 경전이 간직해온 오래된 미래

 

결론적으로 유교 경전이 갈망했던 인성(人性)의 완성과 사회적 태평성대는 ‘일음일양’의 도리에 따라 독생녀라는 실체적 주역을 만남으로써 비로소 완성된다. 이는 특정 종교의 주장을 넘어, 동양 철학이 수천 년간 보존해온 우주적 질서의 필연적인 귀결이다. 역사 속에 폄하되었던 여성의 가치가 독생녀라는 성신(聖神)의 위상을 통해 복구될 때, 인류는 비로소 전쟁 없는 평화의 세계, 즉 하늘부모님을 모신 참된 대가족의 이상을 실현할 수 있다.

유교 경전이 고이 간직해 온 이 동방의 지혜는 이제 또 다른 거대한 강물을 만난다. 서구의 ‘성서’와 동양의 ‘사서삼경’이 가리켰던 그 어머니의 길은, 이제 자비와 성불을 노래하는 불교의 세계관 속에서 더욱 신비롭고 장엄한 모습으로 드러나게 된다. 다음 연재부터는 불교 경전 속에 감춰진 여성 성불과 어머니 부처의 비밀을 통해, 인류 구원의 마지막 퍼즐인 ‘독생녀’의 정체를 더욱 깊이 있게 추적하고자 한다.

 

서성종 작가(신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