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원유에 대한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한 지 2주 만에 다시 ‘경계’로 높인 것은 그만큼 국내 에너지 수급 신호가 나빠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원유 위기경보는 지난달 발령된 것 자체가 최초다. 그만큼 이례적인 일인 데다 2주 만에 위기경보 수준이 끌어올려졌다는 건 중동 정세 악화가 국내 산업 전반에 끼칠 악영향에 대해 정부도 긴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산업부는 위기경보 격상 주요 배경으로 우선 국내 원유 수입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해협이 막힌 것을 꼽았다. 지난달 초 호르무즈해협을 마지막으로 통과한 유조선이 지난달 20일 국내에 들어온 뒤로, 열흘 넘게 호르무즈발 원유 도입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그 여파로 국내 기름값 인상과 나프타 부족 등에 따른 부작용이 잇따르면서 산업현장은 물론 민생 분야 곳곳에서 빨간불이 켜졌다. 게다가 중동 전쟁 격화로 현지 정유·연료저장·수송 시설이 공습에 고스란히 노출돼 국제유가가 널뛰며 위험을 키우고 있다.
원유 도입 차질에 따라 수급 영향을 받는 나프타와 석유제품에 대한 공급망 관리도 강화한다. 나프타 매점매석 금지와 수출물량 내수 전환을 추진한다. 석유화학 제품도 필수재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수급을 점검하고 공급망 관리에 만전을 기한다. 민생 안정을 위해 석유 최고가격제 효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시장감독 조치도 조인다.
한편, 여당과 정부는 주유소가 정유사로부터 가격이 정해지지 않은 석유제품을 우선 공급받고 이후 국제 기준에 맞춰 값을 치르는 ‘사후정산’ 관행을 개선하기로 했다. 주유소가 특정 정유사 제품만 사도록 하는 ‘전속구매’ 관행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동전쟁 장기화로 국내 유가가 급등하자 당정과 업계가 유통 구조 개선에 나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