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국빈 방한 중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1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특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프라보워 대통령에게 최고 훈장인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하며 최고 수준의 예우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프라보워 대통령의 국빈 방한을 계기로 양국 관계를 대한민국에서는 유일한 특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역사적인 결실을 맺게 됐다”며 “참으로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①李대통령 “인도네시아, K방산을 있게 한 소중한 파트너”
양국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교역·투자 및 국방·방산 협력을 고도화하고 자원·에너지 안보 등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양 정상은 정치·안보, 교역·투자·산업, 첨단기술·에너지전환·녹색경제, 사회문화·인적교류, 지역·국제문제 등에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회담의 결과로 ‘한·인도네시아 특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방산 협력을 특히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서로에게 매우 각별한 국가”라며 “인도네시아는 한국 기업의 첫 해외투자처였고 오늘날의 K방산을 있게 한 소중한 파트너일 뿐 아니라 인도네시아의 첫 번째 전기차 생산을 한국 기업이 함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양산형 1호기가 출고된 KF-21의 공동개발국이 인도네시아라는 점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에너지·자원 안보도 중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 대통령은 “중동 전쟁의 여파로 양국의 에너지 공급망은 물론 역내 경제에 미칠 충격이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이번 위기가 양국 경제와 국민의 삶에 미칠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 및 자원 안보 관련 양국 간의 협력을 확대해 나갈 필요성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②李, 인도네시아 속담 언급하며 양국 관계 강조…“떼려야 뗄 수 없어”
양국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총 16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핵심광물과 청정에너지, 인공지능(AI)·디지털 등 미래 전략산업 전반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AI 협력을 위해 ‘글로벌 AI 기본사회 연대체 이니셔티브’를 선언하고, 고성능 컴퓨팅(HPC) 인프라 구축 등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한 협력체계도 만들어 나간다.
두 정상은 MOU 체결 후 할랄 식재료로 만든 한식 메뉴로 구성된 오찬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환영사에서 ‘바가이 아우르 덴간 뜨빙(Bagai aur dengan tebing)’이라는 인도네시아 속담을 언급하며 “서로가 떼려야 뗄 수가 없고, 함께할 때 더 큰 의미가 있는 긴밀하고 각별한 사이를 나타내는 말이라고 들었다. 양국 관계에 딱 적합한 말”이라고 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한국 속담 ‘함께 가면 멀리 간다’를 직접 한국어로 말하며 “한국이 이룬 여러 업적을 존경한다”고 화답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이 술을 기피하는 이슬람교 신자임을 고려해 건배주는 사과주스로 대체됐다. 이 대통령은 큰 짐승을 사냥할 때 사용하는 화살인 ‘갈래살’이 포함된 국궁 세트와 조선시대 종합 무예서 ‘무예도보통지’의 영문본 및 한국어 해설서를 선물했다.
③李 “불가피한 사유는 제외”…직장·자녀교육으로 인한 비거주 1주택 장특공제 인정 시사
이 대통령은 부동산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제도와 관련해 직장이나 자녀교육 문제로 인한 일시적 비거주 1주택자는 불가피한 사유로 인정해 세제 혜택을 축소·폐지하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지난 1월23일 ‘비거주 1주택도 주거용 아닌 투자·투기용이라면 장기보유했다고 세금 감면은 이상해 보인다’라고 한 자신의 발언과 관련해 “제가 한 이 말에 의하면 갭투자용이 아니라 주거용인데 직장 등 불가피한 사유로 일시 비거주하는 경우는 제외됨이 명백하다”고 썼다.
불가피한 사유로 일시적 비거주 1주택자가 된 사례를 투자·투기용 비거주 1주택자와 구분해 다루겠다는 뜻을 밝힌 건 부동산 정상화 기조를 강하게 밀어붙이되 실수요자 피해는 없도록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직장이나 자녀 교육 등의 이유로 어쩔 수 없이 비거주 1주택자가 된 이들의 불안을 직접 진화하는 데 나선 것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투자·투기용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선 장특공제 제도 손질 필요성을 언급해왔다.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 비거주 1주택자에게도 장기보유를 이유로 세금 감면을 해주는 장특공제 제도가 시장에 매물이 나오는 것을 막고, 투기를 권장하고 있다는 게 이 대통령의 문제의식이다.
이후 갭투자나 투기와 무관하게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소유 주택에 거주하지 못한 사람들 사이에서 장기보유 혜택마저 사라지거나 대폭 축소돼 세 부담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나오기도 했다. 전문가들이 다주택자와 달리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서는 투자·투기 목적의 보유인지, 사정상 정말 불가피한 비거주인지 제대로 가려서 정책이 적용되도록 정교하게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대통령이 이날 엑스에 이 같은 분위기를 전한 세계일보 보도를 언급하면서 갭투자가 아닌 주거용 주택이고, 불가피한 사유로 일시적으로 비거주하는 1주택자의 경우에는 제외한다는 뜻을 명확히 함에 따라 이러한 우려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