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반세기 만의 유인 달 탐사

달은 자원의 보고다. ‘꿈의 자원’이라 불리는 핵융합발전의 차세대 원료 ‘헬륨-3’이 100만∼200만t 있고 희토류 등 희귀광물도 풍부하다. 달의 남극 얼음은 달 기지나 화성 기지를 건설할 때 필요한 물과 로켓 연료로 쓸 수 있다. 글로벌 컨설팅그룹 PwC에 따르면 달표면 활동으로 창출되는 연간 매출이 2050년 기준 127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달이 우주패권 경쟁의 격전지로 떠오르는 까닭이다. 어떤 나라도 영유권을 주장할 수 없지만(1967년 우주조약) 추출한 자원의 소유권이 인정(2020년 아르테미스 협정)된다. 공해(公海)를 소유할 순 없어도 그곳에서 잡힌 물고기는 낚시꾼에게 귀속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미국의 유인 우주선 ‘아르테미스 2호’가 어제 달을 향해 떠났다. 4명의 우주인은 열흘간 인류 역사상 가장 먼 거리를 비행하며 달 뒷면까지 맨눈으로 관찰하고 귀환한다. 내년에는 아르테미스 3호가 달의 남극에 착륙하고 2028년 초 우주비행사들이 1969년 7월 닐 암스트롱 이후 59년 만에 달 표면에 발을 내딛는다. 이어 달궤도 우주정거장 ‘루나 게이트웨이’를 띄우고 남극 상주기지건설에 나선다. 2030년 이후에는 달 자원 채굴과 관광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의 굴기도 무섭다. 창어(嫦娥) 4호가 2019년 세계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하더니 5년 뒤 창어 6호는 달의 암석까지 채취해 지구로 돌아왔다. 중국은 조만간 창어 7호와 8호를 띄워 달 남극의 얼음과 자원 등을 탐사하고 2030년까지 우주비행사를 달 표면에 보낸다고 한다. 중국은 러시아 등과 손잡고 국제달연구기지, 무인기지 및 원자력발전소 등을 차례로 만들어 자원 채굴에 나서려 한다. 18세기 세계 영토와 자원을 둘러싼 식민지경쟁이 이제 달에서 부활할 조짐이다.

미·중간 우주패권 경쟁은 과거 냉전 시대 이념과 체제의 우월성을 과시하던 것과 차원이 다르다. 자원확보를 넘어 첨단기술·산업과 군사·안보역량의 우열을 가리는 국가 차원의 총력전 성격이 짙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은 이미 60여년 전 “우주를 지배하는 국가가 곧 지구를 지배할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우리는 어디쯤 와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