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스케치] 중동 發 위기 심각성 강조하며 추경 필요 설명한 李… 방한한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과 국빈 만찬도

이재명 대통령은 2일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통해 중동 상황에 따른 민생·에너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추경안과 관련해 “중동 전쟁 위기로 꼭 필요한 곳에 과감하게 투자하면서도 그 부담이 우리 국민과 경제에 전가되지 않도록 설계했다”며 “이번 추경안은 국채를 발행하지 않는 ‘빚 없는 추경’”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은 지난해 6월과 11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① 26조2000억원 규모 추경안… 李 “위기의 파도서 국민 삶 지킬 방파제”

 

이 대통령은 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중동 전쟁이 야기한 중차대한 위기 앞에 우리 국민의 삶과 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이번 추경안은 위기의 파도로부터 국민의 삶을 지켜줄 방파제이자 위기 이후 대한민국이 도약할 발판”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중동 전쟁으로 촉발된 위기를 슬기롭게 해결해나가고 경제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아 우리 경제를 다시는 흔들리지 않는 반석 위에 올려놔야 한다”면서 “위기 극복의 성패는 속도에 달려있다. 이번 예산안이 신속히 통과할 수 있도록 초당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국회의 빠른 처리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의 위기 사례들을 돌이켜 보면 예상하지 못한 외부 충격에 선제 대응이 늦어질수록 우리 경제와 국민이 입은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며 “위기일수록 사회적 약자를 더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과 경제 회생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 아래, 총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추경안 세부 내용으로는 △10조원 이상의 ‘고유가 부담 완화 3대 패키지’ △2조8000억원 규모의 민생 안정 대책 △2조6000억원 규모의 공급망 대책 △9조5000억원 규모의 지방 투자 재원 보강 등이 포함됐다.

 

이 대통령은 특히 이번 추경안이 국채 발행 없는 추경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이 대통령은 추경 재원 마련과 관련해 “증시·반도체 경기 호황 등에 따른 초과 세수 25조2000억원과 기금 자체 재원 1조원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약 16분간 이뤄진 이날 연설에서 ‘위기’란 단어를 가장 많은 28회 사용했다. 두 차례 쓴 ‘위협’까지 더하면 ‘위기·위협’ 단어를 총 30번 사용하며 현 상황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을 드러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일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방한하고 있다. 연합뉴스

②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국빈 방한… 李 대통령, 친교 만찬 개최

 

이 대통령과 배우자 김혜경 여사는 2일 국빈 방한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내외와 친교 만찬을 함께 했다. 두 정상은 3일 정상회담을 갖고 인공지능(AI)과 원자력 등 핵심 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 내외는 이날 청와대 상춘재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부인 브리지트 여사와 만찬을 갖고 박다울 연주가의 거문고 공연을 함께 감상했다. 두 정상의 만남은 지난해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11월 G20 정상회의 이후 세 번째다.

 

마크롱 대통령은 양국 수교 140주년을 맞아 한국을 찾았다. 프랑스 정상의 방한은 2015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이후 11년 만이다. 마크롱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후 서울공항에 도착한 뒤 만찬에 앞서 용산 전쟁기념관을 방문, 프랑스 한국전 참전기념비에 헌화했다. 

 

이 대통령은 1886년 고종 황제가 사디 카르노 당시 프랑스 대통령에게 선물한 반화를 재해석한 복숭아꽃 분재 장식을 마크롱 대통령에 선물했다. 청와대는 “복숭아꽃은 행운과 풍요 기원 등을 의미하며, 한·불 수교의 새로운 시작과 양국의 영원한 번영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브리지트 여사를 위해서는 백자 양식기 세트와 케이팝 아이돌 사인 앨범을 준비했다. 브리지트 여사는 케이팝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철 종로3가역에 한 노인이 개찰구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③ 李 대통령 “출퇴근 시간대 무임승차 제한 국토부가 일임하라” 지시

 

이 대통령은 출퇴근 시간대 고령층의 대중교통 무임승차 제한 문제를 국토교통부가 책임지고 맡으라고 지시하면서 부처 간 ‘떠넘기기’ 상황을 교통정리하고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이 출퇴근길 고령층 무임승차 제한을 두고 부처 간에 책임 떠넘기기가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대중교통 무료 이용 시간대와 관련해선 출퇴근 혼잡 완화 대책의 문제이니 국토교통부가 일임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원유 자원안보위기경보 단계가 격상되면) 공공기관에서는 2부제까지 할 가능성이 있어 대중교통 출퇴근에 혼잡이 예상되므로 혼잡 완화 대책에 대해 국토부가 대책을 마련하지만, 여기에는 대중교통 무료 이용에 관한 부분이 포함된다”며 “출퇴근 혼잡 완화 정책이지 복지 정책에 손대는 건 아니라고 봐도 된다”고도 부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고령층의 대중교통 무임승차와 관련해 “출퇴근 시간에 집중도가 너무 높으면 괴롭지 않겠나”라며 “무료 이용을 출퇴근 피크시간에만 한두 시간 제한하면 어떻겠나”라고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부처 간에 해당 사안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이 대통령이 직접 정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