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텃밭으로 꼽히는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선거판이 출렁이고 있다. 당이 ‘돈봉투 의혹’에 휩싸인 김관영 현 전북지사를 제명하면서다. 여론조사 1위를 달리던 김 지사는 “차분히 길을 찾겠다”며 무소속 출마 여지를 남겼다. 불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던 안호영 의원이 경선 참여로 선회하면서 선거구도가 복잡해진 형국이다. 당내에서는 김 지사 제명 자체를 놓고는 ‘어쩔 수 없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지만, 하루 만에 빠르게 이뤄진 결정을 놓고는 정청래 대표 등 현 지도부의 선택에 대한 의문스러운 시선도 존재한다.
◆김, 무소속 가능성도… 안호영 “출마”
김 지사는 2일 페이스북에 “상상하지 못했던 제명 결정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당은 저를 광야로 내쳤지만, 저는 도민에 대한 책무를 버리지 않을 것”이라며 “큰 상처와 아픔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도정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당일 제명에 “친청계와 대조적”
민주당 경선에선 기존 여론조사에서 2위를 달리던 이 의원이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전주MBC, 전북도민일보, 프레시안 전북취재본부 의뢰로 진행한 전북지사 선호도 조사에서 김 지사 43%, 이 의원 22%, 안 의원 15%를 기록했다. 지난달 26∼30일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된 조사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당 일각에서는 제명 조치를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돈을 건넨 영상이 확인된 만큼 제명은 합당한 조치였지만, 액수가 소액이고 다른 사안과 비교해 빠른 속도로 징계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한 수도권 의원은 “이렇게 빨리 조치할 필요가 있었는가 하는 생각을 다들 한다”고 말했다. 다른 수도권 의원도 “정청래 사람한테는 약하게 하지 않았나”라고 했다. 특히 장경태·최민희 의원의 윤리감찰 결과가 3개월여 만에 나왔던 것과 대비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김 지사의 경쟁상대였던 이 의원은 대표적 친청(친정청래)계 인사로 분류된다. 한 초선 의원은 “대표가 자기 사람을 꽂으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도당위원장인 윤준병 의원은 “도당은 김 지사 비상징계 처분과 관련해 사건에 연루된 인원 전원에 대해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조사 대상자 중 지방선거 공천심사 후보자가 있을 경우 해당 인원에 대한 조사를 통해 후보자격 박탈 등 당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野 “제명은 전형적 꼬리 자르기”
국민의힘은 김 지사에 대한 민주당의 제명 조치를 ‘꼬리 자르기’라고 비판하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지방선거를 불과 두 달 앞둔 민감한 시점에서 국민적 공분이 확산되자 여론 악화를 막기 위한 ‘급한 불 끄기’에 불과하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중앙선관위는 관련자들에 대해 즉각 조사에 착수해 위법성을 확인하고 지체 없이 검경에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